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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한국 금융붕괴 우려 일본에 대응책 촉구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5면

로버트 루빈 미국 재무부장관이 지난주말 미쓰즈카 히로시 (三塚博) 일본 대장상에게 사신 (私信) 을 보내 일본 금융시스템의 구조개선과 강력한 경기 부양 조치를 요망하는 한편 한국의 잠재적 금융붕괴사태에 일본이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 우려하고 있음을 전달했다고 뉴욕타임스가 13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루빈 장관의 편지가 비록 비공식 서한의 형태를 띠고 있으나 편지가 전달된 시기가 매우 민감해 그 의도가 주목된다" 고 밝혔다.

루빈 장관의 편지내용은 일본의 경제문제에 직접 방향이 맞춰져 있지만 한국이 만일 금융붕괴사태에 빠질 수 있음을 전제하고 있어 최근 한국의 금융불안에 대한 미 행정부의 우려를 분명히 반영하고 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뉴욕 타임스는 또 편지 내용을 알고 있는 미 관리의 말을 인용, 루빈장관이 일 정부 관리들이 최근 엔화 약세에 대응하는 방안의 하나로 미국의 무역적자를 심화시키는 정책을 취해서는 안될 것임을 분명히 경고했다고 전했다.

최근 워싱턴의 관리들은 일 정부가 한국등 경쟁국들의 통화가치 추락에 따른 무역경쟁력 강화를 위해 엔화를 함께 하락시키는 조치를 취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신문은 또 동남아 통화위기로 인해 동남아지역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는 일본이 함께 위기국면으로 빠져들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의 붕괴는 일본열도 인근 지역에 새로운 위기요소를 가져다 줄 수 있다고 진단했다.

뉴욕 타임스는 끝으로 한국정부가 지난주 외부지원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는 발표를 했음에도 불구, 미.유럽의 경제학자들은 그같은 발표를 불신하고 있어 미.일이 한국의 금융위기를 구원하기 위한 일련의 구제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압력을 받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뉴욕 = 김동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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