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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불안감 누그러지고 소비심리도 살아났지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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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제조업의 체감 경기가 개선되고, 중소기업의 공장 가동도 전보다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31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제조업의 3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는 57로 전월의 43보다 14포인트 올랐다. 월별 상승폭으론 한은이 관련 통계를 집계한 2003년 1월 이후 가장 크다. 제조업 BIS는 지난해 8월 75에서 2월 43까지 떨어졌지만 다시 회복세로 돌아섰다.

제조업 BSI는 한은이 전국의 제조업체(3월 1417개)를 대상으로 경기 상황을 설문조사해 산출한다. 지수가 100을 넘으면 경기 상황을 좋게 보는 기업이 더 많다는 뜻이고, 100에 미치지 못하면 그 반대다.

3월 제조업 BSI가 상승한 것은 원화가치의 하락으로 수출기업의 채산성이 개선됐고, 반도체와 석유화학 등 일부 수출상품에 대한 수요가 증가했기 때문이라고 한은은 설명했다. ‘3월 위기설’ 등으로 한동안 불안했던 금융시장이 안정을 찾은 데다 정부가 경기 회복을 위해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한 것도 긍정적인 영향을 줬다.

제조업체 중 수출기업의 BSI는 58로 전월보다 18포인트 상승했고, 중소기업의 BSI도 43에서 55로 높아졌다.

체감하는 것뿐 아니라 실제 중소기업의 설비 가동률도 상승세로 돌아섰다. 중소기업중앙회에 따르면 2월 중소 제조업체의 평균 설비가동률은 63.9%로 전월(62.6%)보다 1.3%포인트 높아졌다. 설비가동률이 상승한 것은 지난해 3월(71.1%) 이후 11개월 만이다. 공장 설비 중 80% 이상을 돌려 정상 가동업체로 분류되는 곳은 전체의 24.2%로 전월(22.4%)보다 1.8%포인트 증가했다. 중기중앙회 유광수 조사통계팀장은 “2월은 설 연휴가 있었던 1월보다 조업일수가 늘었고 원화 약세 등으로 일부 해외시장에서 수요가 증가한 것이 영향을 줬다”고 말했다.

하지만 경기가 본격적으로 회복되는 조짐으로 보긴 이르다는 분석이 많다. 한은 통계조사팀의 장영재 과장은 “제조업 BSI가 올 1~2월에 워낙 낮았던 데다 3월 중순부터 외환시장이 안정되면서 불안감이 많이 해소됐다”며 “다만 지수가 기준치인 100보다는 크게 낮아 경기가 바로 회복될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중소기업의 설비가동률도 오르긴 했지만 아직까지 정상적인 수준은 아니다. 1년 전인 지난해 2월의 평균가동률(69.6%)과 비교하면 아직 5.7%포인트 낮다. 조업이 여전히 부진하다는 의미다.

한은에 따르면 제조업체(3월)들은 여전히 내수 부진(23.8%)과 불확실한 경제상황(23.7%), 환율(19.4%), 수출 부진(11.8%) 등을 경영 애로사항으로 꼽았다.

김원배·심재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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