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9년 만에 전기 우승…부천은 첫 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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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광주 상무와의 마지막 경기를 비기면서 전기리그 우승을 확정지은 포항 스틸러스의 선수들과 서포터즈가 폭죽이 터지는 가운데 최순호 감독을 헹가래치며 자축을 하고 있다. [포항=연합]

포항 스틸러스가 프로축구 전기 리그 정상에 올랐다.

최순호 감독이 이끄는 포항은 27일 포항 축구전용구장에서 열린 전기 리그 최종전에서 광주 상무와 1-1로 비기고 우승을 확정지었다. 6승5무1패(승점 23)로 이날 대전 시티즌과 1-1로 무승부를 기록한 전북 현대를 3점차로 눌렀다.

포항의 우승은 프로축구가 전.후기로 나눠 열린 1995년 '포항 아톰즈'로서 후기 리그 정상에 오른 이후 9년 만이다. 2000년 7월 부임한 최순호 감독은 86년 선수로서, 92년 2군 코치로서 포항을 리그 정상에 올려놓은 데 이어 감독으로서도 우승을 차지하는 기록을 세웠다.

비기기만 해도 우승하는 경기였지만 홈 관중은 화끈한 골 축포를 기대했다. 하지만 안개비가 가늘게 뿌린 포항 구장은 지독한 골 갈증을 보였다.

공격의 핵 까를로스가 경고 누적으로 결장한 가운데 우성용과 따바레즈를 공격 축으로 내세운 포항은 전반전 빠른 직선패스로 여러 차례 광주 골문을 위협했다. 산토스를 중심으로 한 포항 수비진은 포항이 친정인 이동국을 꽁꽁 묶었다.

골은 후반 종료 3분을 남기고 터져나왔다. 광주의 왼쪽 진영에서 포항 따바레즈가 찬 프리킥을 산토스가 솟구치며 헤딩슛, 선제골을 얻었다. 그러나 광주는 바로 1분 뒤 문전 혼전 상황에서 김병채의 오른발 슈팅으로 동점을 만들었다. 포항의 승인으로는 탄탄한 수비력과 우성용.코난(까를로스).따바레즈의 위력적인 삼각공격편대가 꼽힌다.

◇최순호 감독 "감격스럽다"=우승이 이렇게 힘들 줄 몰랐고 모든 사람이 하나가 돼야 가능하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꼈다. 다들 잘해줬다. 조직력과 뚜렷한 목표의식이 우승 원동력으로 작용했다. 전기엔 수비는 안정됐지만 득점력이 기대에 못 미쳤다. 외국인 공격수 등을 더 보강해 컵대회와 후기 리그를 대비하겠다.

◇추모리본 달고 뛰어=이날 K-리그 6경기에선 선수 전원이 이라크에서 희생된 김선일씨를 추모하는 검은 리본을 달고 뛰었고, 경기 직전 관중들과 추모 묵념을 했다. 지난 26일 부산에서 열린 4개국 청소년축구를 관전했던 본프레레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은 이날 울산에서 울산 현대와 FC 서울의 경기를 지켜봤다.

전주=장혜수, 포항=강혜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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