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일보 취업 성공 프로젝트] 이번 주 의뢰인 강홍구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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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계명대 중국학과 졸업(2007년 2월) ▶학점: 3.46(4.5점 만점) ▶외국어: 한어수평고시 9등급(최고 11등급), 토익 685점(2008년) ▶자격증: 물류관리사·유통관리사 ▶기타: ㈜한익스프레스 정규 직원(2007년 2월~2008년 10월), 중국 산업연수생 통역 자원봉사, 중국에서 식당 창업, 대학 재학 시절 중국 어학연수(1년6개월) ▶희망 직장: 대기업 물류운영 부문 희망 연봉: 2500만~3000만원

강홍구(29)씨는 계명대에서 중국학을 전공했다. 중국어로 상황 설명을 할 수 있을 정도의 수준급 실력을 갖췄다. 한어수평고시(HSK)는 9등급(최고 11등급)이다. 대학을 휴학하고 1년여 동안 중국에서 소규모 창업을 하기도 했다. 대기업 계열의 물류회사에서 1년9개월 동안 중국 진출 관련 프로젝트 작업을 진행했다. 물류관리사와 유통관리사 자격증을 가지고 있다. 그는 이런 장점을 살려 대기업의 물류운영 업무를 하고 싶어 한다.

강씨의 취업 전적은 14전1승13패다. 지난해 10월부터 대한통운 물류영업, CJ 구매, 대성산업 영업, 한국야쿠르트 영업, 농협물류, 동부익스프레스 물류영업, 현대해상 영업관리 등에 원서를 넣었으나 떨어졌다. 2007년 2월 한화그룹의 한익스프레스에 합격해 중국 관련 태스크포스팀에서 일했다. 그러나 회사가 중국에 진출하려던 계획을 접으면서 퇴사했다.

그는 “영어 실력이 떨어진다”고 스스로 진단한다. 지난해 처음 본 토익에서 685점을 얻었다. 현재 영어 공부에 힘을 쏟고 있다고 한다. 희망하는 연봉은 2500만~3000만원이다.

글=김기찬 기자
사진=강정현 기자



중앙일보 취업 성공 프로젝트 강홍구씨 서류 집중 분석

교과서 같은 소개서 … ‘노력’이란 말 너무 많다

1 이력서
최근 기업은 기본적인 인적 사항보다 지원자의 개인적인 경험에 더 관심을 가진다. 따라서 어학연수, 봉사활동, 동아리생활, 실무경험, 수상 경력 등을 구분해 이력서에 담아야 한다. 강홍구씨의 지원서에는 이런 게 빠져 있다. 이렇게 되면 ‘범생’ 또는 ‘취업 준비가 미흡한 사람’으로 여겨지기 십상이다. 채점관이 자기소개서를 읽지도 않고 탈락 대상자로 분류할 수 있다는 것이다.

2 자기소개서 자기소개서에선 첫머리가 아주 중요하다. 처음 몇 줄만 읽어도 취업 준비생이 어떤 사람이라는 것을 채점관에게 각인시킬 수 있어야 한다. 반복적이고 의례적이기보다 호기심을 자극한다든지, 눈길을 사로잡을 수 있는 특이한 경력을 소개하는 식으로 시작하는 것이 좋다. 그렇게 작성되면 설령 사소한 감점 사유가 있다 하더라도 희석될 수 있다.

강씨의 경우 4개의 핵심 주제어로 시작했지만 본 내용에서 구체적으로 풀어내지 못하고 너무 평이하다. ‘원리원칙과 열정적인 사람’이란 말에서 보듯 교과서적인 냄새가 짙다. 성격이나 생활신조, 어학연수, 봉사활동은 단순히 나열만 하지 말고 핵심 주제 한 가지를 정해 다양한 경험을 곁들여 부각시키는 것이 효과적이다.

3 장단점 ‘노력’이라는 단어를 너무 많이 사용하고 있다. 본인의 장점을 어필하기보다 모두가 지향하는 보편적인 장점을 기술해 놓았다는 인상을 주게 된다. ‘강한 추진력’을 본인의 장점이자 단점으로 표현하는 시도는 좋다. 그러나 구체적인 내용이 없다. 어떤 점에서 강한 추진력이 있는지 사례를 제시하는 것이 좋다. 또 장점이 어떻게 단점으로 작용하는지, 단점으로 나타나는 상황을 최소화시키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지를 기술하면 좋은 인상을 주게 된다.

4 경력과 기타 활동사항 1년9개월간의 회사 생활을 통한 실무 경험을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어떤 역할을 했으며, 성과는 무엇이었는지 알 수가 없다. 또 회사를 그만둔 이유에 대한 언급이 전혀 없다. 채점관이 ‘왜 나왔지? 조직 적응력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닐까? 다시 취업해도 퇴사할 수 있는 사람 아닌가?’라는 의문을 갖게 한다. 아무리 훌륭한 인재라도 오랫동안 근무할 모습이 보이지 않으면 채용되기 힘들다.

5 입사 후 포부 앞에서 본인을 충분히 보여줬다면 포부에서는 기업이 왜 나를 선택해야 하는지에 대한 강한 호소가 필요하다. 서두와 함께 가장 중요한 부분이다. 하지만 강홍구씨의 경우는 대부분의 다른 지원자와 비슷한 형태로 작성돼 있다. 주특기를 명확하게 제시하라. 이어 입사한 뒤 자신이 가진 특기가 회사에서 어떤 식으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는 자신감을 담아야 한다. 본인을 ‘열정적’ ‘자부심과 도전정신을 가진 사람’으로 표현하고 있지만 일에 대한 열정과 미래·꿈·도전에 대해 기술한 부분이 눈에 띄지 않는다.



서류전형 평가

중국어에 능통한 점은 눈길을 끄는 장점이다. 물류 분야에 진출하기 위해 관련 자격증을 따며 차근차근 준비해 온 점도 매력적이다. 그러나 대학 다닌 기간이 너무 길고(군 2년 포함해 10년), 직장 근무 경험이 있어 신입으로 채용하기에는 기업에 부담이 될 수 있다. 따라서 신입으로 입사할 것인지, 경력을 인정받고 싶은 것인지 명확하게 쓸 필요가 있다. 자기소개서의 내용도 어디서 본 듯한 평이한 설명으로 꾸며져 있다. 자신의 강점과 다른 사람과의 차이점, 경험, 가치관을 제대로 전달하지 못하고 있다. 이러다 보니 ‘입사하려는 의지가 약해 보인다’는 평가가 내려졌다. 적극적이고 강렬한 인상을 줄 수 있게 서류를 대폭 수정할 필요가 있다.

자문단 총평
다양한 경험에 높은 점수 … 영업보다 관리직 괜찮을 것

자문단은 강홍구씨의 다양한 경험에 높은 점수를 줬다. 학교에 다니며 중국까지 건너가 창업하는 등 도전 정신도 갖췄다.

가족과 주변을 챙기는 성실한 태도는 신입사원이 꼭 갖춰야 할 덕목이라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그러나 도전적으로 걸어온 젊은 시절과 달리 전반적으로 소극적이라는 인상을 준다. 롯데백화점 이동우 상무는 “중국어와 같은 자신의 장점을 잘 어필하면서도 남을 설득하는 부분에선 주저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서류전형이나 면접 결과 강씨의 물류회사 근무 경험은 장점이면서도 약점이다. 이를 장점으로 바꾸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현대모비스 양태규 파트장은 “중국 관련 업무만 고집하기보다 지원 회사의 사업부문과 직무에 관한 깊이있는 파악을 먼저 하는 것이 좋겠다”고 조언했다.

삼성경제연구소 이정일 수석연구원은 “원하는 직무 범위를 넓히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권했다. 자문단은 강씨에게 물류회사를 가더라도 영업보다 관리직이 어울릴 것으로 봤다.



면접 집중 분석

논리 전개는 좋다, 면접관 눈 피하지 마라

▶ 면접에서 첫인상은 아주 중요하다. 아래의 표는 회사가 채용을 결정하는 과정에서 어떤 점이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지를 예시한 것이다.

강홍구씨의 첫 인상은 성실해 보이지만 다소 소극적인 인상도 준다. 너무 긴장한 탓인지 자세가 경직돼 있다. 나중에 나아지긴 했지만 눈을 못 마주칠 정도가 되면 곤란하다. 또 입장할 때 자세가 엉거주춤해서 자신감이 없어 보인다. 응시자가 경직되고 긴장된 모습을 보이면 면접관도 불편해질 수 있다. 좀 더 대범하면서 부드럽게 행동하면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이와 함께 넥타이 맨 모양새가 흐트러지고, 셔츠의 단추를 풀어놓은 것과 같은 옷 매무새는 첫인상을 흐릴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Q 당신만의 비즈니스 노하우가 있다면 제시해 보라.

A 저는 중국어를 좀 합니다. 중국학을 전공해 중국의 문화도 다른 사람보다 잘 안다고 생각합니다.

▶ 자신을 포장하는 기술이야말로 면접에서 가장 필요한 것이다. 그런데 질문과 동떨어진 대답을 하고 있다. ‘좀 합니다’라며 자신감도 없다. 오히려 중국에서의 창업 얘기를 하면서 어려웠던 점, 그것을 극복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했고, 그 결과는 어떠했는지, 결과가 안 좋았다면 그 이유는 뭐라고 생각하는지를 얘기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Q 자원봉사 활동을 한 경험이 있다면, 중국어로 말해 보라.

A (중국어로) 고려대 부근 요양원에서 1년6개월 동안 정기적으로 봉사활동을 했다. 어려운 사람을 도우면서 나 자신을 다시 돌아보게 됐다. 함께 더불어 살아가는 것의 의미도 되새기는 기회가 됐다. 앞으로도 이런 기회를 만들고, 찾아서 봉사활동을 계속하고 싶다.

▶ 거침없고 유창한 중국어 실력을 보여줬다. 자신의 각오를 함께 얘기한 것은 호평을 받을 만하다.

Q 물류회사에 다녔다고 이력서에 써 있다. 그런데 2년도 안 돼 그만뒀다. 그 이유는?

A 처음 입사할 때 회사가 중국 진출을 계획하고 있었다. 그 업무를 담당했다. 그런데 회사가 중국 진출 계획을 접었다. 내가 할 업무가 사라졌다. 다른 동기들은 업무가 있는데 저는 없다 보니 나중에 실력 없는 사람으로 찍혀 쫓겨나지 않을까 불안했다. 또 중국 쪽 업무를 하고 싶었는데 그 일이 없어지니 경력관리에도 도움이 안 될 것 같았다. 이런 여러 사정들 때문에 그만두게 됐다.

Q 일이 적다는 것은 본인이 판단하는 것 아닌가. 계속 일하는 것이 좋지 않았을까?

A (회사를) 떠난 것을 후회한 적도 있다.

▶ 직장 근무 경력은 실무능력을 갖췄다는 점에서 큰 장점이다. 그러나 강홍구씨의 답에선 오히려 단점이 되고 있다. 적극성과 조직 적응성에 의문을 갖게 하는 답이다. 새로운 직장에서도 마음에 드는 일이 주어지지 않으면 정착에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는 추정을 면접관이 할 수 있게 한다. 따라서 퇴사한 이유를 자신의 판단을 앞세워 장황하게 설명하기보다 후회하는 이유를 포부를 곁들여 설명하는 것이 좋다. 예컨대 ‘직전 회사에서 물류 관련 업무에 대해 기초를 배웠지만 우리나라가 갖는 여러 여건상 물류 중심국가로 나아가는 것이 필연적이라고 할 때 좀 더 체계적으로 일을 배울 수 있고, 또 물류 전문가로 커갈 수 있는 회사를 선택하고 싶었다’는 정도의 답이 적절할 것이다.

 
Q 물류회사에서 강씨를 뽑아야 하는 이유를 얘기해 보라.

A 중국어와 물류에 대한 지식이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대학 때부터 관심을 가졌고, 관련 자격증도 있다. 중국 출장을 몇 번 갔는데 중국 쪽 물류가 상당히 번창할 것으로 보였다. 따라서 중국과 관련된 물류 업무를 하고 싶다. 특히 중국 쪽에는 택배사업이 아직 기지개를 켜지 못한 상태다. 중국의 대도시를 중심으로 택배 진출을 기획하고, 매진하고 싶다.

▶ 중국 진출을 앞두고 관련 전문가를 찾는 경력 채용이라면 몰라도, 신입사원이라면 중국에서의 사업 성공을 꿈꾸는 사람보다 물류업계에서 전문가로 성공하고자 하는 사람을 선호한다. 따라서 전문성이나 업무 역량을 차분히 소개하는 것이 좋다. ‘우리 회사가 중국에 진출한다면, 본인은 어떤 식으로 기여할 것인가’와 같은 중국과 관련된 구체적인 질문이 나오면 그때 중국 구상을 구체적으로 밝히는 게 좋을 것이다.



실전 면접 평가

창업·실무경험 등 신입사원에게선 볼 수 없는 장점을 조리있게 피력한 점은 후한 점수를 받을 만하다. 논리력도 갖췄다. 서류전형에서보다 심층면접에서 강씨의 장점이 잘 드러난 것은 성과다. 하지만 자세나 시선처리 등 어떻게 보면 사소할 수도 있는 사안에 대한 주의가 필요하다. 때론 이런 사소한 것이 치명적이 될 수 있다. 또 강씨의 경우 이직 사유에 대한 질문이 반드시 나올 것이다. 이에 대한 답변을 사전 준비할 필요가 있다. 그러면서 꼭 입사해야 한다는 강한 인상을 전달해야 한다. 입사 뒤 회사에 어떻게 기여하고, 발전시키겠다는 포부를 강조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특히 자문단은 “자신감있는 태도를 유지하고, 말할 때도 강조점을 찾아 면접관에게 ‘열정적인 사람’이라는 인상을 주라”고 주문했다.



프로젝트 자문단

10대 그룹 자문단 (자산 순위): 중앙일보 취업 컨설팅에는 국내 10대 그룹의 인사 담당자가 참여합니다. 최고의 인재를 선발해 온 임원들이 취업 컨설팅을 위해 한자리에 모인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분야별 자문단: 외국계 기업, 은행, 연구소, 취업포털, 대학의 인사 전문가들이 맞춤형 상담을 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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