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주식시장 전망] 악재 잠잠해질 4분기 반등 기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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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지난해 3월부터 시작된 상승장세가 지난 4월 930선을 찍은 뒤 내림세로 돌아섰다. 올초만 해도 1000선 돌파가 멀지 않았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었지만 지금은 종합주가지수가 어디까지 떨어질지 아무도 예측을 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증권 전문가들은 하반기부터 주식시장의 본격적인 조정이 예상되는 만큼 당분간 보수적인 관점에서 투자를 한 뒤 4분기부터 기회를 노릴 것을 주문한다.

◇폭락은 없다=주요 증권사들이 예상하는 하반기 지수대는 600선 중반~800선 중반이다. 중국의 긴축정책, 미국의 금리인상, 유가 상승 등 이른바 '트리플 악재'의 여진이 남아 있어 하반기에도 하향 압박에서 벗어나기 힘들 것이라는 예상이다. 외국인의 매수세가 주춤해진 가운데 증시를 받쳐 왔던 수출 증가세가 하반기부터는 약해질 것으로 점쳐지는 점도 하반기 증시에 '큰 짐'이 될 것이다.

대신증권 김영익 투자전략실장은 "미국의 금리인상이 9월께 마무리된 뒤 중국 경제가 연착륙에 성공하고 유가가 하향 안정세에 접어드는 4분기가 돼서야 트리플 악재의 굴레에서 벗어날 수 있다"며 "8~9월까지는 지지부진한 장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증시가 2000년처럼 나락으로 떨어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대부분이다. 내년에도 기업 이익이 증가세를 유지할 것으로 보이고 내수도 더 이상 나빠지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UBS증권 장영우 전무는 "종합주가지수에 선행하는 채권수익률 곡선이나 교역조건이 안정되고 있고 실적대비 주가수익비율(PER)이 국제통화기금(IMF) 사태 이후 가장 낮은 6.4배로 떨어진 점을 고려하면 추가하락은 제한적이며 4분기부터 반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우리증권 신성호 리서치센터장도 "기업들의 실적이나 높은 배당수익률을 감안하면 주가가 700선 이하로 떨어지지는 않을 것"이라며 "그러나 수급기반이 약해지면서 조그마한 악재에도 주가가 과민반응하는 등 시장의 변동성은 커질 것 같다"고 진단했다.

◇진흙 속에서 진주 찾기=대우증권은 SK텔레콤.한국전력.KT&G 등 '경기방어주'를 하반기 투자 '모범답안'으로 제시했다. 이 증권사는 1990년 이후 네차례의 약세장에서 이들 경기방어주들은 종합주가지수 대비 평균 45.4%포인트의 초과수익을 거뒀다고 분석했다.

LG투자증권은 저금리 기조 속에 약세장이 지속될 경우 KT.한국가스공사.LG상사 등 높은 배당 성향을 갖고 있는 '고배당주'에 투자할 것을 권했다. 이 회사 안정환 연구원은 "기업의 이익이 늘어나는 반면 투자할 곳은 마땅치 않아 배당금 지급액은 꾸준히 늘어날 것"이라며 "중장기적인 안목에서 정기예금처럼 보유한다면 높은 수익률을 올릴 수 있고 주가가 오르면 시세차익도 노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굿모닝신한증권은 아테네 올림픽 개최에 따른 광고 증대로 매출 증가가 예상되는 제일기획과 일본 및 중국 관광객이 늘어나면서 수혜가 기대되는 호텔신라.파라다이스 등을 추천했다. 삼성전자.POSCO 등 대표 우량주도 여전히 추천종목에 이름을 올렸다.

손해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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