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월드컵 축구]김봉수'이몸바쳐 골문 사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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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4면

그동안 '밥' 이나 '수당' 소리가 나올 때마다 가슴이 뜨끔했다.

마치 자신을 비웃는 소리 같았기 때문이다.

최종예선 7게임 모두 18명 엔트리에는 포함됐지만 단 1분도 뛰지 못한 한국 월드컵대표팀의 GK 김봉수 (27.LG). 팬들의 뇌리에서 잊혀질 뻔했으나 마지막 기회를 잡았다.

김봉수는 98프랑스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마지막 경기인 9일 아랍에미리트 (UAE) 와의 원정경기에서 주전 수문장으로 나선다.

김봉수는 마지막 경기에서 그동안의 마음고생을 한꺼번에 털어낼 각오로 가득 차있다.

밥만 축낸다고 '밥돌이' 소리를 들을 때는 그래도 괜찮았다.

그러나 매경기 엔트리에 꼬박꼬박 포함돼 팀내 최다인 1천5백만원의 승리수당 (3백만원×5승) 을 챙긴 사실이 알려질때 동료들에게 미안한 생각이 들 때가 한두번이 아니었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 경기에 임하는 김봉수의 각오는 다른 선수들과 다를 수밖에 없다.

골문을 완벽히 지켜내 팀 승리에 일조함으로써 '당당히' 승리수당도 챙기고 '밥돌이' 도 아니라는 것을 증명해야만 하기 때문이다.

92바르셀로나올림픽 주전 GK 출신으로 지난 1월 차범근사단 출범때부터 한배를 탔던 김봉수는 김병지와 서동명 (이상 현대)에 가려 중요한 경기에는 뛰지 못하고 항상 벤치신세였다.

출범 초기 ▶호주 4개국 친선경기때 연습경기 두게임▶4월 한.중 정기전때 잠깐▶5월 월드컵 공동유치기념 일본전때 잠깐▶6월 월드컵 1차예선 태국과의 홈경기▶코리아컵 이집트전▶8월 타지키스탄과의 평가전에서 뛴게 전부였다.

정작 최종예선에서는 한게임도 뛰지 못해 팀에 기여한게 없다는 자책감에 시달려야 했다.

"마지막으로 찾아온 기회인데 놓칠 수 있나요. 이미 동료들이 열심히 해준 덕에 본선진출을 확정지은 만큼 유종의 미는 제가 거둬야지요. " 아부다비 = 손장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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