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봄은 왔다, 자전거가 선물한 딱 그 만큼의 속도로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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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7호 18면

남도에서 올라오던 꽃소식이 매운 꽃샘추위에 막혀 잠시 멈칫했지요. 드디어 서울에도 흐드러진 꽃잔치가 벌어졌습니다. 커다란 화강암 덩어리인 성동구 응봉산이 노란 개나리로 덮였습니다. 그저께 열린 ‘개나리 축제’에서는 꼬맹이들이 스케치북을 노랗게 물들였습니다. 바야흐로 봄이 무르익고 있습니다.

바람 끝에는 찬 기운이 남았지만 나들이하기 좋은 계절입니다. 토요일 오전 응봉산 주변에는 카메라를 든 사람이 많았습니다. 용비교 위에서, 중랑천 건너편에서, 응봉산 정상에서 남녀노소 작가들은 미간을 좁히고 자신만의 앵글을 찾았습니다. 산 아래 철길로 열차가 지나갈 땐 셔터가 연이어 터졌습니다. 열차는 팔당·양평을 거쳐 춘천까지 달립니다. 승객들도 봄맞이를 떠난 것이겠지요.

일요일 아침입니다. 운동화를 신고 밖으로 나갑시다. 강변을 따라 힘차게 걸어도 좋고 자전거를 타고 봄바람을 갈라도 좋습니다. 강변의 풀은 아직 겨울 냄새 남은 황금빛이지만 봄비가 내리면 풀빛이 짙어질 겁니다.

사진·글 최정동 기자 choijd@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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