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류탄 소지 아르메니아인 김포공항 '무사통과'…캐나다서 체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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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캐나다 밴쿠버 공항당국은 5일 대한항공 편으로 캐나다에 도착한 아르메니아 국적의 30대 남자가 수류탄을 소지한 것을 적발, 지난달 31일 체포했다고 발표했다.

자신의 이름을 캐치악 아슬라니안 (30) 이라고 밝힌 이 남자는 지난달 31일 오후5시20분 필리핀 마닐라발 대한항공편으로 김포공항 국제선 2청사에 도착, 통과여객 대기장에서 1시간10분간 머물다 밴쿠버행 대한항공편으로 밴쿠버에 도착했다는 것이다.

김포공항 당국에 따르면 아슬라니안이 김포공항을 통과할 당시 대한항공에서 관리한 통과여객은 1백15명이었지만 경찰의 검색자 숫자는 82명에 불과해 통과여객중 33명에 대해서는 검색이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따라 김포공항 경찰대측은 아슬라니안이 ▶일반 입국자들과 함께 입국장으로 들어온 뒤 출국장으로 거슬러 올라가 검색을 피했거나▶검색은 받았지만 수류탄이 적발되지 않았을 가능성 등에 대해 조사중이다.

국제법상 통과여객에 대한 무기류 적발책임등은 통과국가에 없지만 우리나라는 안전성 확보등을 이유로 검색을 하고 있다.

캐나다 경찰조사결과 아슬라니안은 마제드 아보라쉐드 (37) 명의의 사우디아라비아 여권으로 필리핀에서 캐나다까지의 항공권을 예약했고 스위스등 4개국 위조여권을 소지한 것으로 밝혀졌다.

그는 캐나다 경찰에서 "망명을 위해 아르메니아에서 수류탄과 위조여권을 마련한 뒤 마닐라와 서울을 경유, 밴쿠버에 도착했고 수류탄은 위조여권이 적발될 경우 위협용으로 사용하기 위한 폭약이 제거된 모형물" 이라고 진술했다.

김창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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