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모험기업] 28.와이드텔레콤…끝없는 연구 삐삐수출 돌풍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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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4면

"작고 성능좋은 토종 삐삐 (무선호출기)가 세계 시장을 제패할 날도 멀지 않았습니다."

처음부터 밖으로 눈을 돌려 수출에 주력, 창업 1년여만에 국내 최대 삐삐 수출업체로 떠오르고 있는 와이드텔레콤 김재명 (金在明.36) 사장은 이제 세계 무선통신업계의 황제 모토로라도 무섭지 않다.

와이드텔레콤은 올해 싱가포르의 숫자삐삐 시장에서 모토로라를 따돌리고 시장점유율 1위에 올라 국내외 업체들의 주목을 받았다.

지난 7월 싱가포르 최대 이동통신사업자 싱가포르텔레콤에 2만5천대를 납품한 지 한 달만에 제품이 동이 날 정도로 인기를 끄는등 와이드텔레콤은 올해만 10만대 이상의 수출실적을 올릴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대만에서도 곧 제2의 싱가포르 돌풍을 일으킬 수 있을 것으로 金사장은 자신하고 있다.

와이드텔레콤은 현재 매출액의 30% 정도를 수출하고 있지만 올해말께면 50%, 내년에는 수출비중을 70%까지 끌어올려 수출 1천만 달러 고지에 올라선다는 계획이다.

金사장은 "미국지사에 이어 싱가포르에도 지사를 세워 중국과 동남아시장을 공략할 생각" 이라며 수출에 강한 의욕을 보였다.

와이드텔레콤은 국내에서도 '잘나가는' 삐삐업체다.

국내 최대 이동통신업체 SK텔레콤에 월 5만~6만개를 공급, SK의 총 구매물량의 25%를 차지할 정도로 인기 상품으로 등장하고 있다.

이같은 인기에 대해 金사장은 "작고 깜찍한 디자인이 젊은 세대의 취향에 들어맞은 것 같다" 며 "6개월마다 아이디어가 듬뿍 담긴 신제품을 내놓을 생각" 이라고 말했다.

金사장은 좀 성공했다고 해서 한 눈 팔 생각이 없다.

선발 삐삐업체들이 약속이나 한듯이 개인휴대통신 (PCS) 이나 플림스 (공중육상이동통신) 등 덩치 큰 사업에 욕심을 내지만 金사장은 삐삐에만 전념할 생각이다.

와이드텔레콤은 시판 1년만에 올해 2백억원의 매출실적을 올릴 것으로 보이며 99년에 5백억원의 매출목표를 세워놓고 있다.

이형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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