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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들이 쓴 성교육 도서 '내동생이 태어났어' 출판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9면

부모들은 부끄럽다고 감추려들지만 영화와 텔레비전, 각종 대중매체 속에서는 성 (性) 이 범람한다.

호기심 많은 아이들이라면 이런 자극에 무심하기 어렵다.

성에 관한 질문을 서슴없이 해대는 바람에 부모들이 당황하기도 한다.

부모의 입장에서는 자연스레 성교육을 시킬 방법이 필요하다.

수정.임신.출산, 남녀의 생물학적 차이등 기본적인 성관련 지식을 담은 어린이용 성교육서들이 속속 선보이고 있다.

각각 네살박이 아이의 어머니인 두자매가 지은 '내 동생이 태어났어' '나는 여자, 내동생은 남자' (비룡소刊) , 남매를 둔 부부가 함께 쓴 '아빠가 이야기 해주고 싶은 남자의 성' '엄마가 이야기 해주고 싶은 여자의 성' (글수레) 이 바로 그런 책들. 모두 자녀를 가진 부모가 쓴 책이어서 더욱 실감난다.

'내동생이…' 와 '나는…' 은 파스텔 색조의 삽화와 함께 어린이가 화자 (話者)가 되어 이야기를 이끌어 간다.

어느날 동생을 갖게된 한 아이가 생명은 어디에서 비롯되는지 궁금증을 품는 것으로 이야기가 시작된다.

이 책은 정자와 난자의 만남, 성교의 의미를 설명하면서 자녀란 부모가 맺은 사랑의 결실이라는 점을 강조한다.

자라나는 남동생을 관찰하면서 남자와 여자의 신체적 차이를 깨닫게 되는 과정은 어린이의 눈높이에 호소력을 지닌다.

성숙한 어른이 되면 여자는 허리가 잘록해지고 가슴이 봉긋해지는 한편 남자는 어깨가 벌어지고 목소리가 굵어지는 이유도 꽤 구체적으로 설명된다.

글을 쓴 정지영.정혜영 자매는 "어린이는 3~4세만 되도 어렴풋이 성의 차이를 알게 된다" 고 말한다.

따라서 아무리 어리더라도 자기 성에 대해 긍정적인 인식을 가질 수 있도록 호기심을 충족시켜줘야 한다고 강조한다.

두 사람 모두 미술을 전공해 삽화를 직접 그리고 대화체로 이야기를 풀어가 책 곳곳에서 엄마의 손길이 느껴진다.

편집 기획자인 부부가 지은 '아빠가…' '엄마가…' 는 초등학교 고학년을 대상으로 이성교제.순결문제를 다뤘다.

사춘기 소녀의 고민거리인 첫 생리, 청소년의 자위행위, 몽정등 쉽게 털어놓지 못할 이야기에 대해서도 자세히 설명해주고 있다.

건전한 이성관계, 임신과 출산에 대한 도덕적 책임 등을 이야기하며 자칫 혼돈하기 쉬운 성관념을 바로잡아주려는데 초점을 맞췄다.

부모가 성교육을 방관하다보면 자녀들이 과장.왜곡된 성지식을 무분별하게 습득하기 쉽고 이는 이성에 대한 오해와 편견을 낳을 수 있기 때문이다.

두 책 모두 부모와 자녀가 성을 이야기하는데 주저하지 말기를 권하고 있다.

홍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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