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ver Story] 미니 … 초미니 … 요즘 돈 되는 부동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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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박상언 유엔알컨설팅 대표는 “실물경기 침체로 실속파가 많아지면서 부동산 시장에 스몰(Small) 바람이 강하게 불고 있다”고 말했다.


◆부동산 임대시장 ‘스몰’ 바람=지난해 하반기 이후 다양한 상품이 선보이고 있다. 1인 가구를 위한 초미니 원룸 코쿤하우스, 초소형 원룸에 간단한 음식을 제공해 입주자 스스로 찾아 먹도록 한 셀프형 하숙집, 숙박과 아침식사를 제공하는 저가형 주거시설 B&B 여인숙 등 종류도 많다. 면적은 6~10㎡ 정도의 초소형이다. 대학생, 미혼 직장인, 원거리 출퇴근자, 주말부부 등 한시적으로 주거공간이 필요한 사람에게 적합한 일종의 ‘세컨드 하우스’로 보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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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소형 도심 임대상품도 눈길을 끈다. 하이브리드 오피스텔은 침실이 딸린 미니 사무실로, 1인 비즈니스맨과 미혼 직장인·대학생 등이 주요 수요자다. 종량제 오피스는 사용 인원을 기준으로 임대료가 매겨지는 사무실이다. 1인실부터 10인실까지 다양하다. 이들 상품은 대개 보증금이 없이 월세 형태로 운영된다.

◆부동산 침체는 남의 일=임차인은 많은데 물건이 달리면서 임대료 상승세가 뚜렷하다. 비싼 보증금과 월세 때문에 요즘 약세를 면치 못하는 중소형 오피스텔과는 대조적이다. 홍익대 인근 셀프형 하숙집의 8㎡짜리 방세(1인 기준)는 보증금 없이 월 50만원 선이다. 지난해 말보다 10%가량 올랐다.

인근 서교동 패밀리공인 윤운정 부장은 “보증금 부담 없이 월세로 살 수 있는 데다 거주하기도 편리해 대학생·취업 재수생·독신자 등이 많이 찾지만 매물이 많지 않다”고 전했다.

초소형 이동주택 브랜드인 ‘나노리움’. 기존 컨테이너 하우스의 기능을 한층 끌어올린 1~2인용 주거상품으로 명작디자인연구소가 최근 개발했다.

서울 수색동 샘공인 김충권 사장은 “깨끗하고 지하철역과 가까운 초소형 임대상품의 경우 부르는 게 값”이라며 “1인 가구 증가 등으로 수요는 넘치는데 공급이 달려 가격 오름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 같다”고 내다봤다. 통계청에 따르면 1인 가구는 2007년 말 현재 329만8000가구로 전체의 20%다.

미니 오피스 임대료도 오름세다. 지하철 1호선 종각역 부근에 있는 5㎡ 남짓한 코쿤피스(1인 회사와 벤처기업 등을 겨냥한 소호 사무실)는 1년 전 40만원이던 월세가 지금은 45만원 선으로 뛰었다.

매매가도 오름세다. 임대수익을 노린 투자자들이 늘고 있으나 매물이 많지 않아서다. 인천공항철도 운서역 근처에서 B&B여인숙으로 쓰이는 지상 5층짜리 빌딩(연면적 1980여㎡)은 15억원 선으로 1년 전보다 호가가 4억~5억원 올랐다. 영등포역 인근에 있는 셀프하숙집(연면적 661㎡) 건물도 1년 새 5억원가량 올라 50억원을 호가한다.

◆건설업계도 개발 나서=건설업계의 움직임도 빨라졌다. 초소형 주택 전문업체가 등장하는가 하면 대형 건설사들도 소형 전문 브랜드를 만들어 시장 공략에 나설 태세다.

롯데건설은 지난달 초소형 아파트 브랜드 ‘롯데 캐슬 미니’를 개발했다. 이 회사는 이르면 올 하반기에 초소형 아파트를 공급할 예정이다. 수목건축은 최근 독신자 등 1~2인 주거용 주택상품 브랜드인 마이바움을 선보였다. 이 회사는 이미 소형 주택 평면 7종을 개발해 저작권 등록을 했다. 건축디자인 컨설팅업체인 명작디자인연구소도 올 초 초소형 이동주택 브랜드 ‘나노리움’을 선보이고 상품 개발에 나섰다.

따져봐야 할 점도 있다. 초소형 상품이 인기를 끌자 원룸텔과 같은 불법 시설이 판치고 있는 것이다. 국토해양부 주택건설과 임월시 사무관은 “상가와 사무실을 잘게 쪼개 방마다 싱크대나 화장실 등 주거시설을 갖춘 원룸텔과 고시텔은 불법 주거시설이어서 소비자들의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조철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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