널뛰는 환율…당국·금융권 표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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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29일의 금융시장 안정대책에도 불구하고 30일 오전 원화환율이 상승제한폭까지 치솟자 재정경제원은 매우 상기된 표정. 재경원 실무자들은 이날 금융기관과 주요 대기업들에 일일이 전화를 걸어 달러매입을 자제해주도록 협조를 요청. 이같은 노력이 먹혀들면서 오전장에서 30원가량 떨어졌던 환율이 오후장 들어 다시 10원이상 오르자 시장에선 한때 "정부개입도 시장압력에 굴복하는게 아니냐" 는 위기감마저 형성되기도. 재경원 관계자는 오후장이 보합세로 유지된뒤 "오후에 환율이 반등한 것은 일종의 반발매수세가 나타나며 시장이 조정된 것" 이라며 "시장압력이 셌더라면 환율이 어제와 같은 수준에 머무를 수 있었겠느냐" 고 설명. 한편 재경원내에서는 환율을 좀더 일찍부터 막을 수 있었다는 자성론도 대두되고 있다.

…외환시장에서 환율이 폭등.폭락을 거듭하는 널뛰기 장세가 이어지자 시중은행들은 30일 하룻동안 3~4차례에 걸쳐 대고객 달러 현찰 매도.매입률을 재고시. 이에 따라 달러 현찰매도가격도 오전11시부터는 개장초 최고가격대비 달러당 20원이상 떨어졌다.

이에따라 최고가에 달러를 사들인 사람들은 "매매계약을 취소할 수 없느냐" 는 문의전화를 은행창구로 걸어오기도 했다.

…외환당국의 개입으로 환율이 급락한 오후에도 대부분의 시중은행들은 극히 적은 양만 매각. 특히 외환은행은 오전까지만해도 여권만 가져오면 1만달러씩 환전해줬으나 오후 들어선 외환을 비축할 요량으로 다른 시중은행들과 엇비슷하게 여권만 갖고오는 경우는 3천달러까지, 비행기표를 갖고오는 경우는 1만달러까지 환전해주고 있다.

한일은행의 경우 1천달러 이내에서 환전을 해주되 여권외에 비행기표나 회사 출장명령서 사본을 제시하는 경우로 제한.

고현곤.박장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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