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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자연씨 술·골프 접대 입증할 증거·진술 확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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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3면

탤런트 장자연(29)씨의 골프접대, 술접대와 관련된 문건 내용과 그간의 소문이 사실로 드러나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경찰은 장씨의 전 매니저 유장호(29)씨와 소속사 전 대표 김모(40)씨는 물론 문건에 거론된 인사들에 대한 수사를 본격화하기로 했다.

장자연씨 자살 사건을 수사 중인 경기도 분당경찰서는 24일 장씨에게 술접대를 받은 것으로 의심되는 인물에 대한 조사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경기경찰청 이명균 강력계장은 “장씨의 주변인물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한 인사가 장씨에게 술접대를 받았고 부적절한 행동도 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면서 “장씨 문건에 등장하지 않는 새로운 인물”이라고 말했다. 이 계장은 “구체적인 범죄 사실 없이 소환할 경우 명예를 훼손할 수 있기 때문에 조심스러운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경찰은 이 인물의 통화내역을 분석하는 등 증거를 확보한 뒤 소환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경찰은 또 “문건에 나오는 방송사 PD가 지난해 5월 장씨와 전 소속사 대표 김씨와 함께 골프를 치러 태국에 갔던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장씨와 김씨의 출입국 기록을 통해 태국으로의 출국 사실을 파악했다. 지난 22일 장씨 소속사 옛 사무실에 대한 압수수색에서 확보한 컴퓨터에서도 관련 사진이 저장돼 있었다는 게 경찰 설명이다. 문제의 사진은 장씨와 김씨, PD가 태국 현지에서 찍은 것이다. 이와 관련해 한 남성이 지난 16~17일 경찰에 전화를 걸어와 ‘장씨와 태국에 같이 있었던 PD’라고 밝혀 왔다고 경찰은 전했다. 이 남성은 “장씨와 함께 골프를 친 것은 사실이지만 김씨가 장씨에게 골프접대를 강요했다는 건 나로선 모르는 일”이라고 해명했다. 경찰이 출석을 요청하자 그는 “현재 외국에 있어 어렵다”고 말했다.

경찰은 장씨 문건에 거론된 또 다른 골프접대 의혹에 대해서도 확인 작업에 들어갔다. 장씨 문건에는 ‘전 소속사 대표 김씨가 한 방송사 PD와 함께 태국으로 골프를 치러 가자고 해서 거부했다. 이 제의를 거절해 김씨로부터 불이익을 받았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이 PD는 지난해 5월 태국에서 장씨와 골프를 쳤던 PD와는 다른 인물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해당 PD를 찾아 참고인 자격으로 불러 조사할 계획이다.

◆술접대·성상납 의혹 수사 대상은 10명=이날 경찰은 “현재 장씨 문건과 관련해 수사선상에 오른 인물은 모두 12명”이라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경찰이 확보한 문건 4장에 나오는 인물은 7명. 또 지난 17일 장씨 오빠가 고소한 사람은 전 매니저 유씨와 전 소속사 대표 김씨, 유력 종합일간지 대표 등 7명이다. 이 중 2명이 문건 등장 인물과 겹쳐 수사 대상은 12명이 된다는 것이다. 이 중 술접대·성상납 관련 의혹으로 수사선상에 오른 인물은 주변 인물 진술로 새로 포함된 한 명을 포함해 10명에 이른다.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당한 유씨는 25일 경찰에 출석할 예정이고, 같은 혐의를 받고 있는 언론사 관계자 2명은 1차 조사가 끝난 상태다. 경찰은 술접대·성상납 의혹과 관련된 10명에 대해선 혐의를 입증하는 데 주력한 뒤 입증이 어려울 경우 일단 참고인 자격으로 불러 조사할 방침이다.

한편 경찰은 자신을 장씨의 지인이라고 밝힌 ‘왕첸첸’ 명의의 투서와 관련해 “작성자의 신원을 확인했으며 그를 상대로 투서 내용의 진위를 조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장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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