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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2 이전운동 다시 불붙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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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7면

 “하루에도 10여 차례 수업이 중단됩니다. 소음으로 어지럼증을 호소하는 선생님도 있습니다.”

대구 성광중 박은주(62) 교장의 말이다. 그는 23일 대구시민회관에서 열린 ‘K-2 이전 대시민설명회 및 다짐대회’에서 전투기 소음으로 인한 학습권 피해 상황을 설명했다.

전교생 1200여 명인 성광중(북구 복현동)은 대구 공군기지(K-2)에서 이륙한 전투기가 지나가는 길목에 위치하고 있다. 이 때문에 전투기가 학교 위를 지날 때는 창문이 흔들릴 정도라고 말했다. 방송 수업을 할 때는 TV의 볼륨을 높여도 잘 들리지 않는다고 했다. 전투기 소음으로 수업이 중단되는 것은 하루 10∼20차례. 이 때문에 ‘0교시’ 수업(오전 8시10분 시작)을 하고 있다. 수업에 집중할 수 있도록 전투기가 뜨지 않는 시간을 활용할 수밖에 없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교사들의 피해도 심각하다고 주장했다. 귀에서 ‘윙’하는 소리가 나거나 어지럼증이 심해 고통을 겪고 있다는 것이다. 박 교장은 “이제 K-2를 옮길 때가 됐다”며 “그때까지 방음 등 철저한 대책을 세워 학생들이 제대로 공부할 수 있게 해 달라”고 호소했다.

이날 행사는 ‘K-2 이전 대구시민추진단’(공동의장 이인중 대구상의 회장, 노동일 경북대 총장)이 마련했다. K-2 이전의 당위성을 알리고 시민의 관심을 끌어내기 위한 자리였다. 범시민 이전운동이 다시 시작된 것이다. 행사에는 1500여 명이 참석했다. 대구시민추진단은 다음달부터 K-2 이전을 위한 대구시민 100만명 서명운동에 나서기로 했다. 지금까지 서명에 참가한 시민은 45만명이다. 추진단은 7월에 토론회, 10월에는 공청회, 11월에는 이전 촉구대회를 열 계획이다.

추진단의 서홍명(58) 집행위원장은 “대구시민의 의지가 관철될 수 있도록 다양한 형태로 K-2 이전 운동을 전개하겠다”고 말했다.  

홍권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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