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버스차로 감시 구멍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2면

24일 오전9시 서울용산구남영동 미 공보원앞 시청방향 한강로. 출근길에 밀려나온 승용차와 택시가 뒤엉킨채 푸른색 버스전용차로를 넘나들고 있다.

바로 30여m 앞에는 무인감시카메라가 설치돼 있지만 운전자들은 아랑곳하지 않는 눈치다.

Y운수 소속 택시기사 金모 (40.강서구화곡동) 씨는 "운전자들 사이에 이곳 무인카메라가 작동하지 않는다는 소문이 퍼져 재주껏 무사통과하는 경우가 많다" 고 말했다.

오전6시부터 오후9시까지 전일제로 운영되는 이 구간은 단속원들이 단속마저 제대로 하지않아 전용차로 단속무방비 지대가 돼버렸다.

서울시가 12억여원을 들여 구입한 버스전용차로 무인감시카메라 40대중 절반인 20대가 작동하지 않은채 방치되고 있다.

24일 서울시에 따르면 95년 1월 시예산 12억8천여만원을 들여 경찰청을 통해 무인감시카메라 40대를 구입했으나 지난해 11월 시로 운영권이 넘어온 이후 20대만 작동시킨채 20대는 무용지물로 방치해두고 있다.

무인카메라를 설치하고도 작동하지 않고 있는 곳은 강남대로 양방향 강남역 남쪽, 공항로 시외방향 등촌파출소 앞, 시흥대로 시내방향 문성초등학교앞, 충무로역옆 대한극장 앞, 노량진로 시내방향 대방역 건너편, 상왕십리길 시내방향 상왕십리역 서쪽등 20곳. 이들 구간은 출.퇴근길 교통량이 급증해 전용차로위반 사례도 그만큼 많은 곳이어서 무인카메라의 미작동으로 전용차로의 취지를 퇴색시키고 있다.

이에 대해 서울시 교통관리실 산하 무인감시카메라 운영센터 담당자는 "당초 통행량분석과 위치선정이 잘못 된데다 감시카메라 40대중 20대는 핵심부품인 컨트롤 박스의 내장장치가 없어 놀리고 있는 실정" 이라고 밝혔다.

장세정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