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주식투자자 왜 발빼나…아시아 투자비중 줄고 환차손 누적부담 증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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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최근 외국인 투자자들의 주식매도 러시현상은 한국 경제의 앞날에 대한 외국인들의 비관적인 전망에서 빚어지고 있는 것으로 정부는 파악하고 있다.

재정경제원이 분석한 '최근 외국인의 주식 매도사유' 라는 내부보고서에 따르면 이밖에도 외국인들이 아시아지역 투자비중을 전반적으로 줄여나가는데다 미국 달러화에 대한 원화환율의 상승으로 환차손 부담이 증가해 주식을 팔고 있다는 것이다.

재경원은 그러나 외국인들이 외국인투자한도가 확대되는 오는 11월3일 원하는 종목을 매입하기 위해 미리 다른 보유주식을 매각, 자금을 마련하고 있는 경우가 적지 않고 일본.홍콩 자금에 대한 비과세 조치로 다시 매입을 늘릴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혼미를 거듭해온 기아사태가 마무리되고 금융기관간에 협조융자 협약이 추진되면서 외국인들의 투자심리도 점차 안정을 찾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외국인들의 주식매도 사유를 분석한 내부보고서를 요약한다.

◇ 한국 경제에 대한 비관적 전망 = 외국인들은 한국의 대기업들이 ▶불필요한 과잉투자▶무분별한 확장▶성공이 의심스러운 해외투자로 위험에 처해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외국인들은 한국이 단기간에 산업구조의 개편을 이루기 어려워 당분간 경제회복을 기대하기 힘들고, 한국 수출물량의 절반이상을 소화하는 동남아지역의 통화위기로 수출 활황세도 낙관할 수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

◇ 아시아지역 투자비중 축소 = 외국인들은 아시아 주식시장에 대해 조심스런 입장이다.

특히 동남아지역 통화위기로 아시아투자펀드에 대한 고객들의 환매요구가 늘어날 것에 대비, 미리 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한국 주식을 팔고 있다.

◇ 원화환율 급등 = 외국인들은 원화환율이 지속적으로 상승함에 따라 환차손을 우려, 원화자산인 한국 주식을 처분하고 있다.

특히 해외선물환 시장에서 원화환율이 달러당 1천원을 넘어선 것을 우려하고 있다.

고현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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