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남매 홀로 키우는 엄마입니다 성적 떨어진 큰애 도와주세요”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01면

중앙일보 교육섹션인 ‘열려라 공부’에 성적을 올려 주는 ‘공부 개조 프로젝트’를 시작한다는 기사가 실린 18일. 기자는 아이디 ‘동해’에게서 e-메일을 받았다.

“저는 경기도 부천시에 살고 있는 44세의 주부 박○○입니다. 청각장애 2급 장애인입니다. 8년 전 이혼한 후 2남1녀를 홀로 키우고 있습니다. 큰아이가 졸라 이렇게 못 쓰는 글을 올려 봅니다.”

박씨는 이어 큰아이의 처지를 소개했다.

“K고 2학년에 재학 중인 정○○입니다. 공부하고자 하는 의욕이 큰 아이입니다. 영구임대아파트에 사는 열악한 가정 환경에서도 상위권을 유지해 왔습니다. 그런데 중학교 때부터 방황하더니 성적이 점점 떨어져 고등학교 첫 중간고사에서 하위권으로 내려갔습니다. (중략) 아들은 사실 고려대 경영학과를 목표로 하고 있지만 지금 성적으로는 서울에 있는 대학도 갈 수 없다며 초조해합니다. 부디 저희에게 희망을 주시길 바랍니다. (중략) 아들은 공부를 잘할 수만 있다면 영구임대아파트에 사는 게 친구들에게 알려지는 것도, 신문에 얼굴이 실리는 것도 괜찮다고 합니다. 저희 아이에게 멘토가 돼 주세요.”

18일 하루 동안 박씨와 같은 애절한 사연이 담긴 e-메일을 300여 통 받았다. 모두 중앙일보가 시작하는 ‘공부 개조 프로젝트’에 참여를 희망하는 내용이었다. 이 프로젝트는 공부법 전문가, 교사, 대학생 멘토(후견인) 등이 팀을 이뤄 학부모와 학생의 성적 고민을 덜어 주는 프로그램이다. 22일까지 530여 명이 신청 e-메일을 보내왔다.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에 사는 박혜란씨는 ‘중3 딸에게 용서를 받고 싶다’란 제목의 e-메일을 보냈다. 아이가 초등학생 때 우울증을 보여 아이 공부를 방치했다는 회한이 담겨 있었다. 서울 목동의 박경희씨는 ‘두 손 모아 간청드립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보냈다. 박씨는 “고2 딸이 중3 때부터 수학 스트레스로 머리카락이 한 움큼씩 빠지고, 머리에 동전 크기로 원형 탈모까지 생겼다”며 “아이의 고민을 덜어 주고 싶다”고 밝혔다.

본지는 참가 희망자들에게 설문지를 보내 자녀 성적 등을 조사, 참여 학생을 선발한다. 참여 학생은 직접 찾아가 상담해 주고, 나머지 학생들도 온라인 등을 통해 개별 조언해 줄 계획이다.

최은혜 기자

성적 진단·처방 문의 :yeolgong@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