털털한듯 도도한 단발의 카리스마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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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선데이, 디시전메이커를 위한 신문"

대학 시절 40대 초반의 한 여교수는 지적인 미모로 인기가 많았다. 학생들이 “저분 대학 다닐 때 ‘메이 퀸’이었대”라며 수군거릴 정도였다. 그 교수님의 대표 스타일은 자연스럽고 건강한 머릿결을 살린 단발이었다. 정수리를 살짝 비켜간 가르마, 볼 옆선을 살짝 휘감는 자연스러운 직모가 아름다웠다. 열정적인 강의 중 흘러 내리는 머리를 거침없이 뒤로 쓸어 올리면 찰랑한 단발은 스르르 제자리를 찾아갔다. 교수의 강의가 빈틈이 없었는지, 단발의 카리스마 넘치는 모습이 평범한 강의를 돋보이게 했는지는 모를 일이다.

드라마 ‘꽃보다 남자’는 등장 인물 모두의 개성 넘치는 스타일로 연일 화제다. 특히 드라마 속 구준표의 애인으로 등장하는 하재경의 카리스마가 눈에 띈다. 배우 이민정(27)은 털털하면서도 여성스럽고, 여린 듯하면서도 카리스마 넘치는 하재경을 거의 완벽하게 소화하고 있다.

옷차림이 어떻든 그의 머리 스타일은 한결 같다. 큰 눈, 시원스러운 입매, 짙은 눈썹은 완벽하게 세팅한 단발머리와 함께 도도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미국 드라마 ‘섹스 앤 더 시티’에서 변호사인 미란다만 다른 3명의 주인공과는 달리 단발머리 차림으로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똑 부러지는 성격, 전문직 여성으로서의 카리스마를 표현하기 위해서다. 컬과 웨이브로 여성적인 면모를 부각하기보다 군더더기 없는 단발로 강하고 지적인 면을 강조하고 싶다면 머리부터 자르는 것도 방법이다.

강승민 기자 quoiqu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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