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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 나온 책] 개화파 열전 外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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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학술

◆개화파 열전(신동준 지음, 푸른역사, 464쪽, 2만원)=식민지 시대를 겪은 한국에서 ‘개화파’의 역사적 지위는 모호하다. 반일적인 상당수의 한국 독자도 일본 메이지 유신 지사들의 ‘로망’에 매혹되지만, 그들과 비슷했을 우리의 ‘개화파’는 더러 친일로 흐르면서 민족사의 ‘영웅전’에 오르지 못했다. 김옥균에서 김가진까지 개화파 15인의 삶을 재조명했다.

◆열대와 서구(이종찬 지음, 새물결, 248쪽, 1만7000원)=북위 23.27도와 남위 23.27도 사이의 공간. “열대는 덥다, 더럽다.” 이런 언명은 ‘열대’ 자체를 규정하는 것이 아니라, 그 ‘열대’를 바라보는 이들의 정체성을 규정하는 것이다. 열대는 서구에 의해 ‘발명’됐다. 타자를 통해 재규정된 서구의 자아를 조명했다.

◆재일동포 1세, 기억의 저편(이붕언 지음, 윤상인 옮김, 동아시아, 404쪽, 1만8000원)=저자는 재일동포 3세 사진작가다. 일본 전역에 흩어져 살고 있는 ‘자이니치(在日)’ 1세 91인의 육성을 담았다. 부제가 ‘사진으로 기록한 재일동포 1세들의 마지막 초상’. 한·일 반목의 격랑 속에 깊어진 주름살이 얼마 남지 않았을 그들의 삶을 역사로 만들었다.

◆드림위버(잭 보웬 지음, 하정임 옮김, 다른, 547쪽, 3만2000원)=스테디셀러가 된 『소피의 세계』의 주인공보다 두 어살 많은 중학생 이안이 철학을 ‘꿈꾼다’. 재미 철학자 김재권 등 철학사의 대가 153명이 등장한다. 명성 높은 이름을 들이대며 촌스럽게 노골적으로 인용하는 것이 아니라, 잘 짜여진 ‘철학 소설’의 대화 속에 녹였다.

문학·교양

◆소녀 수집하는 노인(조이스 캐롤 오츠 지음, 이현정 옮김, 아고라, 292쪽, 1만원)=노벨문학상 유력 후보로 거론되곤 하는 미국 대표 여류작가의 단편집이다. 독특하게도 마크 트웨인, 어니스트 헤밍웨이, 헨리 제임스, 에드거 앨런 포, 에밀리 디킨슨 등 5명의 미국 작가의 죽음을 상상해서 쓴 단편을 모았다. 제목부터 눈길을 끄는 표제작은 실제 소녀들과 서신 교환을 즐겼던 마크 트웨인이 주인공이다.

◆모든 것이 밝혀졌다(조너선 사프란 포어 지음, 송은주 옮김, 민음사, 412쪽, 1만3000원)=『엄청나게 시끄럽고 믿을 수 없게 가까운』으로 국내에 이름을 알린 포어의 데뷔작. 원하든, 원치 않든 폭력의 가해자이면서 피해자가 되어야했던 인간의 슬픔을 실험적인 형식과 유머러스한 표현을 써 독특하게 빚어낸다.

◆신세계에서 1·2(기시 유스케 지음, 이선희 옮김, 시작, 각 450쪽 내외, 각 1만2000원)=1000년 후 지구에는 초능력을 사용할 줄 아는 인간들이 완벽한 유토피아를 이룬다. 그러나 소녀들의 호기심이 유토피아 뒤엔 엄청난 살육과 폭력이 있었음을 밝혀내면서 파국이 시작되는데…. 일본판 해리 포터같은 재미에 묵직한 주제의식이 만난 SF 성장소설. 2008년 일본 SF대상 수상작.

◆싫어(클라우디아 프렌첼 지음, 조경수 옮김, 이레, 288쪽, 1만800원)=4시간 각성기 뒤엔 2시간씩 잠드는 희귀 수면병에 걸린 20대 여성 미리암. 정상적인 사회 체계로 편입하길 요구하는 이들에게 그녀는 “싫어”를 외친다. 모두가 잠든 밤, 마약과 중독성 있는 음악으로 자신을 달래는데….

경제·과학·실용

◆글로벌 카운트다운(하랄트 슈만 외 지음, 김호균 옮김, 영림카디널, 576쪽, 2만5000원)=이제는 현대의 고전이 된 전작 『세계화의 덫』에서 신자유주의와 세계화의 문제점을 설득력 있게 지적했던 독일의 언론인이 새로운 ‘세계체제’가 가져올 암울한 미래를 전망한다. 무역전쟁과 자원전쟁의 가능성이 높아 세계화의 앞날은 불안정하기 짝이 없단다.

◆금융공황의 시대(마틴 울프 지음, 김태훈 옮김, 바다출판사, 328쪽, 1만5000원)=세계적인 금융전문지 파이낸셜 타임스의 수석 칼럼니스트가 국제 금융의 흐름과 글로벌 금융 위기의 근본 원인을 살펴보고 대안적인 국제금융기관을 제안한다. 금융위기를 해소하기 위해선 각국의 국내개혁은 물론 국제 개혁이 병행되어야 한다면서 미국과 중국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지적한다.

◆심리게임(에릭 번 지음, 조혜정 옮김, 교양인, 284쪽, 1만3000원)=남녀 사이의 유혹 게임에서 조직 내의 권력게임까지, 우리가 일상에서 부딪치는 101가지 ‘게임’의 구조를 파헤쳤다. 지은이는 예일대학과 샌프란시스코 정신분석연구소에 정신분석 훈련을 받은 뒤 ‘교류분석’이라는 심리학 이론을 제창해 정신의학계에 파장을 일으켰었다.

◆나는 8살, 카카오 밭에서 일해요(아와쓰키 유카 외 지음, 이영미 옮김, 서해문집, 184쪽, 9800원)=전세계에는 5~7세의 아동 2억 1800만 명이 하루종일 불법노동에 시달리고 있다. 일본의 NGO활동가가 열악한 아동노동 실태를 고발하는 동시에 이를 없애기 위해 애쓰는 사람들의 노력을 보여준다. 더불어 불법 아동노동 근절을 위한 실천방안도 제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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