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박사의 부모고민 상담]남학생 사귀는 딸…성에 관한 문제 틈틈이 대화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3면

문 = 고1 딸을 둔 엄마입니다.

아이에게 한 남학생으로부터 계속 전화가 오고 만나기도 합니다.

중학생 미혼모에 관한 TV뉴스를 보거나 하면 혹시 우리 아이는 괜찮을까 몹시 걱정이 돼요. 물어보기도 불편하고 내버려두자니 불안하기만 합니다.

김성희〈서울 서초구 서초1동〉

답 = 고1정도라면 남학생을 사귀고 신체적 접촉에 대해 흥미를 갖는다는 것은 일단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하지만 조급한 성적교제는 정서적 혼란과 함께 그 또래에서 책임질 수 없는 임신이나 성병의 위험등을 초래할 수 있으므로 아이와 대화를 통해 스스로 책임질 수 있을 때까지 성경험은 미루는 것이 좋다는 결론에 이를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부모가 아이에게 성에 대한 적절하고 정확한 정보를 주는 것은 성이 자연스러운 것이라는 느낌과 함께 성적 호기심을 직접 경험으로 충족하려는 욕구를 덜어 줄 수 있습니다.

아이의 신체적 접촉이 어느 정도인가를 캐기위해 성에 관한 이야기를 의도적으로 꺼낸다면 그 저의성에 반발하거나 방어적인 자세를 취하게 되죠. TV를 시청하거나 신문을 보다가 비슷한 상황이 전개되면 지나가는 말로 그 주제에 대해 짧게 토론하듯 대화를 갖는게 좋아요. 편지나 쪽지, 관련 책을 사서 말없이 아이의 책꽂이에 꽂아놓는 것도 한 방법이지요. 처녀성의 상실이나 성관계에 대해 남녀가 갖고 있는 생각이 상당히 다를 수 있다는 것도 말해주세요. 여자아이들은 대체로 낭만적인 애정을 위해, 또 사랑하는 사람을 잃지 않기위해서는 남자의 요구에 따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남자아이들의 행위는 충동적이고 배설적인 의미가 강하다는 것을 일러주세요. 또 임신하게되면 몸속에서 아홉달동안 아이가 자라게되고 학교에 더이상 다닐 수 없다는 점, 그러므로해서 많은 친구를 잃을 수 있다는 점, 또 상대가 다른 사람과의 경험도 있을 수 있으며 그로인해 생긴 성병이 옮을 수도 있다는등 구체적인 이야기는 성행위가 자신의 생활환경을 얼마나 무섭게 변화시킬수 있는지 이해시키는데 도움이 됩니다.

누군가를 사랑하는 일 자체는 아름다운 일이고 몸과 마음이 가까워지고싶은 것은 자연스러우나 그 사랑이 오래 유지되고 일생을 함께 하려면 책임이 따른다는 것, 그래서 책임을 질 수 있는 상황이 뒤따라줘야 한다는 것을 알려줘야 합니다.

한숙자〈교육심리학박사·연세대 강사〉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