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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규 스테이크, 고시히카리 리소토 … 양식에도 일본 혼 심는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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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일본산 쇠고기, 쌀로 세계 음식을 정복하자’.

스시(생선초밥) 등 생선요리로 ‘일식 세계화’에 1차 성공한 일본이 세계 음식 시장에 제2의 도전장을 던졌다. 아보카도와 새우(미국 재료)로 속을 채운 캘리포니아롤이 새로운 일식으로 자리 잡은 것처럼 이번엔 고급 와규(和牛) 스테이크, 고시히카리 쌀로 만든 리소토 등으로 세계인의 입맛을 사로잡겠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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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일본 도쿄 뉴오타니호텔의 대연회장에선 국제포럼 시식회가 열렸다. 일본식당 해외보급추진기구(JRO)가 개최한 행사다.

30여 가지 음식이 차려졌지만 ‘일식’ 하면 누구나 떠올리는 사시미(생선회)나 미소시루(된장국) 등 대표음식은 보이지 않았다. 대신 일식 뷔페와 양식 뷔페가 절반씩 차려졌다. 홋카이도(北海道)산 훈제연어와 일본 쇠고기로 만든 로스트 비프와 감자 그라탕, 야마가타(山形)산 돼지고기, 기후(岐阜)산 햄으로 만든 샌드위치, 기후산 콩면 파스타와 소시지로 만든 아마트리치아나(면요리), 홋카이도산 연어파이 등 정통 양식이 특히 눈에 띄었다.

이날 음식들의 특징은 ‘고급식·건강식’이었다. ‘일식=고급식·건강식’이란 이미지를 세계에 심어 다양한 일본 음식을 수출하고, 서양·중국식 음식에 일본 식자재를 공급하겠다는 전략이 담겨 있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잔웨이궈(詹衛國·중국의 일식당 ‘마쓰코’ 운영)는 “고기요리 중심의 중국에서 생선과 야채가 많이 들어 있는 일식은 건강식으로 통해 부유층 사이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다”고 밝혔다.

‘일식 수출 전략’은 일본 정부와 일본무역투자진흥기구(JETRO)·JRO 등 민간 기구가 손잡고 각국 정부와 현지 요리사, 일반 소비자 등을 상대로 추진하고 있다. 이날 열린 행사에도 JRO 세계 지부 관계자와 일식당 경영인, 식품 기업, 식자재 수출업자, 해외 일식당 요리사, 농림수산성 등 행정부 관리를 포함해 700여 명이 참석해 일식 세계화를 위한 진지한 토론을 벌였다. ‘일식의 세계화’가 아직은 스시·사시미·미소시루 등에 한정돼 있어서다.

미국에 있는 일식당 2000여 개 중 90%가 스시집이다. 모기 도모사부로(茂木友三郞) JRO 이사장(깃코만 회장)은 “일식 세계화로 연간 4000억 엔대의 일본산 식자재 수출을 2013년에는 1조 엔까지 늘릴 계획”이라며 “이를 위해선 해외 일식당 홍보와 지위 향상, 위생 관리 기술, 조리 기술 등의 지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도쿄=박소영 특파원

◆JRO=일본식당 해외 보급추진기구. 해외에 일식당을 보급하고 일식 고급화와 일본 식자재 수출 등을 위해 2007년 출범한 비영리 기구. 현재 뉴욕 , 런던 등 세계 10곳에 지부를 두고 있다. JRO는 21일 서울 을지로 4가 베스트웨스턴 프리미어 호텔 국도에서 서울지부 설립을 위한 설명회를 연다. 그림은 JRO의 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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