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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감사중 의원후원회행사 '눈총'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3면

"시간이 없으니 질의를 빨리 끝내 주세요. "

17일 오후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의 보건복지부 감사가 열리고 있던 국회 회의실에서는 진풍경이 벌어지고 있었다.

이날 오후 6시로 예정된 이 상임위소속 황모의원의 후원회에 참석해야 한다는 이유로 상임위원장이 추가질의를 하는 김모의원에게 빨리 끝낼 것을 종용했다.

최광 복지부장관을 상대로 수입녹용에 대한 정책의 일부 철회를 다짐받으려던 김의원은 아쉬움속에 질의를 서둘러 끝내야 했다.

바로 직전에 질의를 했던 정모의원은 "3개월전부터 비서 2명을 추가로 채용해 국감을 준비했지만 보충질문 시간을 10분으로 제한하는 바람에 10개항목은 물어보지도 못했다" 며 유감을 표시했다.

일부 의원은 불만을 품고 퇴장해 버렸다.

결국 밤을 새울 기세로 진행되던 국감은 오후 6시50분쯤 싱겁게 끝났고 궁지에 몰렸던 복지부관계자들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곧이어 황의원의 후원회가 열린 국회도서관 강당에는 상임위원장을 비롯한 복지위 소속 의원 대부분과 최장관등 복지부 주요 간부들이 모두 참여, 마치 국감장을 옮겨놓은 것 같았다.

이처럼 국감기간을 전후해 러시를 이룬 의원후원회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다.

관련 단체 관계자등이 얼굴을 비치지 않을 수 없어 국감의 분위기를 활용한 행사라는 지적이 나오는 것이다.

국감기간인 1일부터 18일까지 후원회를 가진 의원은 신한국당의 이모 (13일) , 안모 (16일) , 박모 (17일) 의원과 황의원및 국민회의의 김모 (1일) , 류모 (6일) , 김모 (14일) , 양모 (18일) 의원등 8명이다.

장소도 모두 국회안이었다.

또 국회가 개회된 9월10일부터 국감전까지 12명이 개최했고 국감직후인 20일부터 이달말까지 16명의 의원이 후원회를 예정하는등 국감을 전후한 9, 10월 두달동안 모두 36명이 후원회를 열었거나 열 계획인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의원들은 "일정을 잡다보니 우연히 그렇게 됐을 뿐 다른 의도는 없었다" 고 해명했다.

이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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