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테네 올림픽] 그 날을 향해 태극전사들 '금빛 질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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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라, 저 함성 레슬링 자유형 간판 문의제(84㎏급.가운데 윗통 벗은 선수)가 동료들과 비를 맞으며 태릉선수촌 트랙을 돌고 있다. 역대 9개의 금메달을 따낸 레슬링은 양궁(11개)에 이어 한국의 두번째 메달 종목이다.[연합]

조금만 더 여자유도 63㎏급의 이복희(下)가 훈련 파트너 박가영의 도움을 받아 상체근력 강화훈련을 하고 있다.[연합]

테러와 재앙과 불황이 인류를 위협해도 스포츠는 살아 있다. 그래서 올림픽은 계속된다. 1896년 첫 근대올림픽이 열린 지 108년 만에 그리스 아테네에서 다시 열리는 제28회 올림픽이 50일 뒤 시작된다. 근대 올림픽 발상지로의 회귀. 그래서 이번 대회의 슬로건도 '올림픽 정신을 회복하자'다. 처음으로 전 세계를 일주하는 성화는 지금 유럽 대륙을 돌고 있다.

세계 10위권에 도전하는 한국 선수단은 땀에 흠뻑 젖어 있다. 무더위 속에서 선수들이 쏟아내는 인내와 극기의 땀 줄기가 태릉선수촌 구석구석을 흐른다. 한국의 올림픽 출전 사상 최대인 13개의 금메달을 목표로 건 훈련이 막바지다. 해외 전지훈련 중인 9개 종목을 제외한 13개 종목 257명(23일 현재)의 선수가 뛰고 있는 선수촌 곳곳에는 '함께하는 올림픽. 하나 되는 대한민국' 등의 슬로건이 내걸렸다. 사기는 어느 때보다 높다. 22일 공동 인터뷰장에 나온 25명의 선수와 감독은 하나같이 자신있게 "목표를 초과 달성하겠다"고 외쳤다. 선수단은 8월 6일(본진)과 11일 두 차례로 나뉘어 전세기 편으로 현지로 떠난다.

아테네 올림픽에서는 2000년 시드니 올림픽에 이어 개.폐회식에 남북한이 공동 입장한다. 23일 중국 베이징 켐핀스키 호텔에서 열린 남북 실무회담에서 양측은 호칭.입장기.입장 인원 및 대형, 입장 시 사용할 음악, 복장.기수 등에 관해 협의했다. 이 회담에서 양측은 이전 공동 입장 때의 전례를 따르기로 합의했다. 따라서 남북 선수단은 한반도기와 '남남북녀'또는 '남녀북남'의 기수를 앞세우고, 남북 동수의 선수단이 입장할 전망이다. 남북 실무 대표단은 24일 다시 만나 최종 합의문을 공식 발표할 예정이다.

현재 아테네에는 38개 경기장 중 대부분이 아직도 공사 중이다. 특히 메인스타디움은 지붕 공사가 끝났지만 아직도 곳곳이 파헤쳐진 상태다. 교통망 확충은 대부분 끝났다. 3억8000만달러가 투입된 전차가 개통되면서 교통난에 숨통이 트였다.

◇현지 준비=KOC 현지 시찰단은 아테네 선수촌에서 경기장을 오가는 시간을 줄이기 위해 교통시설과 식당 등 편의시설이 가까운 곳에 우리 선수단 숙소를 정했다. 올림픽 관람객이나 언론, 선수단 가족 등과 선수들이 만날 수 있도록 선수촌 밖의 한 건물을 임대해 '코리아 하우스'라는 공간을 마련 중이다.

◇도핑 비상=이번 올림픽은 금지약물 복용에 대한 제재가 엄격해 각국 선수단에 비상이 걸렸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산하 세계반도핑기구가 금지약물 리스트를 각국에 통보했다. 도핑 테스트를 통해 복용 사실이 들통나면 메달 박탈은 물론 자격정지 등의 강력한 규제가 따른다. 한국선수단은 이에 대비해 어떤 약이라도 복용할 때는 반드시 팀닥터와 상의하도록 했다.

◇선수단 지원=과거에는 민간 후원금을 동원했지만 이번에는 국무총리실 산하 올림픽 정부 지원단이 국민체육진흥기금의 보조를 받아 직접 지원한다. 메달리스트에 대한 포상금도 오른다.

성백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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