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씨 지난달 31일 피랍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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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온 국민이 김선일씨의 석방을 위해 두 손을 모았지만 안타깝게도 김씨는 피살됐다. 23일 오전 부산시립의료원에 마련된 김씨 분향소에 가족들이 성경책을 올려놓았다. 대학 시절 김씨의 꿈은 목사가 되는 것이었다. [부산=송봉근 기자]

이라크 테러단체에 의해 희생된 가나무역 직원 김선일씨의 피랍 날짜는 당초 알려진 지난 17일이 아니라 5월 31일인 것으로 밝혀졌다. 또 김씨는 22일 오전 8~9시(현지시간 22일 오전 3~4시)쯤 살해된 것으로 판명됐다.

가나무역 김천호 사장은 22일 주이라크 한국대사관에 밝힌 최종 진술에서 "본사 한국인 직원들과 그동안 김씨 사건 기록을 알아본 결과 김씨가 5월 31일 팔루자 쪽으로 갔으며, 그날 잡혔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김 사장은 김씨 피랍 사실이 알려진 직후 피랍 날짜를 6월 17일, 6월 15일, 5월 31일로 계속 바꿔왔다.

김 사장은 진술서에서 "김씨가 팔루자에 억류됐다는 소식을 접하고 11~17일 무장세력 고위층과 잘 아는 현지 변호사를 통해 팔루자(테러단체) 측과 접촉을 시도, '곧 풀려나게 될 것'이란 답변을 들었다"며 "(이를 통한 협상이) 김씨의 신변에 더 안전할 것이라고 판단해 한국대사관에 알리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18일 변호사를 통해 무장세력 고위층에게서 '김씨가 무사하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며 "이 변호사는 대사관에 이 사건을 알리지 않은 것은 잘한 일이라고 했다"고 덧붙였다.

신봉길 외교통상부 대변인은 23일 브리핑에서 김씨 피살 시간에 대해 "시신을 확인한 미군 군의관이 사망 시간을 22일 오전 8~9시로 추정했다"고 밝혔다.

김선일씨의 유해는 미군 군용기 편으로 바그다드 공항을 출발, 쿠웨이트에 23일 오후 11시(현지시간) 도착했다. 한국 대사관 관계자는 "항공편이 마련되는 대로 한국으로 운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채병건.김선하 기자
사진=송봉근 기자<bks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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