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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 입김 키우는 중국증시 '알파벳 암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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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22일 거래소에서는 프로그램 매매 물량 때문에 주가가 춤을 추는 일이 발생했다. 장 초반에는 프로그램 매도 물량이 나왔다가 상하이 B증시 상승 소식에 개인들의 선물 매도세가 진정되면서 프로그램 매수세가 유입된 것이다.

최근 들어 국내 증시에 대한 중국 증시의 영향력이 커지고 있다. 미국 증시보다 중국 증시와의 동조화가 더 뚜렷하다.

중국 증시는 중국 내륙의 A, B주식과 홍콩의 H주식 등 해외에 상장된 중국 주식으로 나뉘는데 흔히 알파벳으로 구분한다.

중국 내륙의 A주식은 위안화 호가로 거래되는 주식이다. 원래 중국인과 중국법인만 투자할 수 있었지만 2002년 말부터 외국인 투자 적격 심사(QFII)를 통과한 해외 기관투자가에게도 제한적으로 문호를 개방했다.

B주식은 외자 유치를 목적으로 상하이와 선전 증권거래소에 상장한 외국인 투자 전용 주식이다. 규모가 작고 투명성이 부족해 외국인들의 참여는 저조한 편이다.

한국을 비롯한 외국인들이 주로 관심을 두는 것은 H주식이다. 1993년 칭다오 맥주주식유한공사가 상장된 뒤 모두 55개 중국 국유기업이 상장됐다. 최첨단 업종보다 에너지.소재.산업재 등의 비중이 70%를 넘어 중국 경제를 잘 반영하고 있다.

미래에셋증권 안선영 선임연구원은 "차이나 쇼크 이후 하락했던 H지수가 5월 중순 반등하면서 한국 등 아시아 증시가 동반 상승하기도 했다"며 "중국 리스크를 감안해야 하는 글로벌 투자자들은 H지수를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H주식 지수는 중국 경기에 직접 영향을 받는 한국의 수출 등 국내 경기의 선행지표로도 받아들여지고 있다.

런던 증시에 상장된 중국 주식은 L주식으로 불린다. 최정희 현대증권 상하이사무소 대리는 "중국 기업들은 해외 상장지로 홍콩 다음으로 런던을 선호한다"고 분석했다.

또 뉴욕증권거래소에 직접 상장되거나 미국에서만 발행되는 주식예탁증서(ADR) 형식으로 상장된 중국 주식은 N주식, 95년 싱가포르 정부와의 양해각서 체결 이후 싱가포르거래소에 상장된 주식은 S주식으로 불린다.

96년 이후 도쿄 증시에 상장된 주식을 T주식으로 부르는데, 비싼 매매비용과 외국기업에 무관심한 일본인의 투자 성향이 중국 기업 상장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

아직 한국 증시에 상장한 중국 기업, 이를테면 'K주식'은 없다. 중국 기업 유치를 추진 중인 증권거래소의 서남기 상장심사총괄팀장은 "마케팅을 하고 있지만 아직 적극적인 의사를 보이는 중국 기업은 없다"고 말했다.

한화증권 이종우 상무는 "중국 정부의 긴축정책 등으로 중국 상하이와 선전 증시가 10주 연속 하락하는 등 투자심리가 크게 위축된 상태"라며 "그러나 중국 기업의 실적 호조 등을 감안할 때 중국 증시가 추가로 하락할 가능성은 작다"고 말했다.

서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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