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울산 재·보선 ‘기업 우선’이냐 ‘근로자 우선’이냐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12면

현대자동차와 GM대우. 글로벌 경제 위기의 격랑을 헤쳐 나가고 있는 대기업이다. 두 기업의 대표적인 공장이 있는 곳이 바로 울산 북구와 인천 부평을이다. 모두 4·29 재선거 지역이다. 이번 재·보선을 두고 여당은 “경제살리기 선거”, 야당은 “이명박 정부에 대한 중간평가”라고 규정했다. 하지만 이들 지역에선 “기업을 살려야 일자리도 산다”(한나라당), “노동자의 삶을 살펴야 한다”(야당)는 논리가 호소력을 갖는다. 기업 대 노동의 구도인 셈이다.

◆인천 부평을=GM대우는 이명박 대통령이 두 차례나 찾은 곳이다. 위기가 본격화될 무렵인 지난해 12월 이 대통령은 “한국GM은 GM과 다르다. 한국GM은 살아남아야 한다”는 취지로 격려했다. GM대우는 그러나 근래 조업을 단축한 상태다.  

한나라당은 “GM대우를 살릴 적임자는 한나라당 후보”라고 민심을 파고들고 있다. 곽봉근 전 이명박 대통령 후보 정책특보, 김연광 전 월간조선 편집장 등 9명이 출사표를 던졌다. 당내에선 전략공천설도 나온다. 이윤호 지식경제부 장관과 이희범 전 산업자원부 장관이 거론되기 시작했다.

민주당은 이곳을 전략공천 지역으로 지정했다. 유일한 수도권 선거여서 이곳의 승패가 재·보선 이후 정국의 분수령이 될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이곳에서 뛰는 홍영표 지역위원장은 1985년 대우자동차의 노사협상 당시 노동자 협상 대표였다. 홍미영 전 의원은 구의원·시의원을 지냈다.

◆울산 북=2만 명이 넘는 현대차 조합원과 협력업체 직원 등이 힘을 발휘해온 곳이다. 역대 선거에서 ‘현대차 노조=민주노총=민주노동당’이란 구도를 보였다. 17대 총선에선 창원을과 함께 민주노동당 사상 첫 지역구 당선자를 낸 곳이기도 하다. 한나라당에선 10여 명이 뛰고 있다.

진보 진영에선 후보 단일화 움직임이 있다. “노동운동의 성지인 울산 북구를 반드시 노동자의 품으로 되찾아오겠다” 는 입장이다. 민주노동당에선 김창현 울산시당 위원장과 이영희 최고위원이, 진보신당에선 조승수 전 의원이 지역을 누비고 있다.

고정애·백일현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