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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교·전문대 출신 구직자들 “갈 곳이 없어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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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3면

청년실업이 사회 문제로 떠올랐지만 고졸·전문대졸이 최종 학력인 젊은이들은 여전히 관심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노동부는 이들을 ‘취업 취약 청년층’으로 분류한다. 노동부 인터넷 구직 사이트인 ‘워크넷(http://www.work.go.kr)’의 2월 구직자 현황을 보면 20~30대 구직자 중 고졸(44%)·전문대졸(27%)이 71%에 이른다. 하지만 민관의 취업 관련 프로그램은 4년제 대졸자에 맞춰져 있다. 서울시의 행정인턴 모집요강에 나온 지원자격은 전문대졸 이상. 하지만 직무별 요건을 보면 경영학·법학·철학·토목·건축 등 대부분 4년제 대학이 개설하는 전공이 제시돼 있다. 고졸자의 경우 생활정보지 정도에서나 일자리를 찾을 수 있다.

취업시장에서 밀려난 고졸·전문대졸 청년들은 아예 구직의 꿈을 접기도 한다. 이들 상당수는 직업훈련·교육을 못 받아 취업을 포기하는 ‘NEET족’(Not in Education, Employment, or Training)이나 집안에 틀어박혀 외부세계와 단절된 ‘히키코모리’(은둔형 외톨이)로 전락하게 된다. 인터넷 카페 ‘백수회관’의 주덕한 대표는 “고졸·전문대졸 구직자들은 직업교육이나 구직정보에서 소외돼 자신의 능력이나 취향과 관계없는 직종을 구하려는 경향이 있다”며 “일자리를 전전하면서 점점 자신감을 잃어 간다”고 말했다.

이들의 취업 성공 전략은 무얼까. 취업 컨설팅 업체 ‘라이트 매니지먼트’의 황민철 컨설턴트는 “적극적으로 사람을 만나고 구직 기술을 익히면서 자신감을 회복하는 것이 최우선”이라고 주문했다.

최영숙 서울일자리플러스센터 팀장은 “막연히 구직 기회를 기다릴 게 아니라 자신의 경력과 적성에 맞는 분야를 구체화해야 한다”며 “폴리텍대학 등에서 전문기술 훈련을 받는 것도 고려할 만하다”고 말했다.

김효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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