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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오면 우산 팔듯 … 불황에도 돈 벌 길 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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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1930년대 대공황 이후 최악의 경제 위기를 맞았지만, 잘나가는 사업도 있게 마련이다. 미국 시사 주간지 유에스 뉴스 앤드 월드 리포트는 16일 불황 중에도 호조를 보이는 틈새 사업 열 가지를 선정해 보도했다. 불황의 고통을 잊을 수 있게 해주거나 가벼워진 주머니 사정을 헤아릴 수 있는 사업이 주로 선정됐다.

◆이력서 대필=미국 이력서작가협회는 지난해 12월부터 올 1월까지 이력서 대필 의뢰가 지난해 같은 기간의 4배에 이른다고 밝혔다. 일자리를 잃은 사람들이 새 직장을 찾기 때문이다. 금융 위기를 반영하듯 금융업종 이력서 대필 의뢰는 크게 줄었으나 요식·보건·여행업종 의뢰는 증가했다.

◆경력 개발 웹사이트=미국 시장조사업체인 닐슨 온라인에 따르면 올 1월 경력 개발 웹사이트의 방문객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 늘었다. 실직자뿐 아니라 경쟁력을 높이려는 직장인들도 이들 사이트를 찾는 것으로 나타났다.

◆텃밭용 종자=미국원예협회 설문 조사 결과 올해 텃밭을 가꾸겠다고 응답한 미국인이 지난해보다 19% 늘었다. 채소 종자업체인 파크 시드는 올 들어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 늘었다고 밝혔다. 실직과 임금 삭감 등으로 수입이 준 사람들이 한 푼이라도 절약하려고 텃밭에 오이·고추 등을 재배하기 때문이다.

◆콘돔=올 1월 미국의 콘돔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 늘었다. 실직이나 근로시간 감축 등으로 시간이 남는 사람들이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아졌는데, 아이가 생기는 걸 원하지 않는 부부들이 콘돔을 사용하기 때문이다.

◆초콜릿=미국 최대 초콜릿 업체 허시는 지난해 4분기 순이익이 8200만 달러(약 1200억원)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50% 이상 늘었다. 영국 초콜릿·껌 제조업체인 캐드버리도 지난해 순이익이 전년보다 30% 증가했다. 불황에 단맛을 찾는 사람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로맨스 소설=세계 최대 로맨스 소설 출판업체인 할리퀸은 지난해 4분기 매출이 전년 같은 기간보다 300만 달러 증가했다. 고통스러운 현실에서 벗어날 수 있는 공상과학·판타지 소설, 재미있는 제목의 책도 잘 팔린다.

◆영화=올 1월부터 3월 초까지 미국의 영화관 매출은 19억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7% 늘었다. DVD 대출 업체인 넷플릭스도 지난해 4분기 매출이 전년 같은 기간보다 26% 증가했다. 영화를 보며 불황의 고통을 잠시나마 잊으려고 하기 때문이다.

이 밖에 간편하게 커피를 만들 수 있는 사무실용 커피 자판기, 비교적 학비가 적게 드는 주립대학, 값싼 메뉴를 내놓는 맥도날드도 경기 부진이 무색할 정도로 순항하고 있다.

정재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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