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드 인 코리아]6.스탠더드텔레콤사 무선호출기 닉소 성공비결(3)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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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중국의 무선호출기 시장은 전세계 수백개 업체의 전쟁터나 다름없다.

무명의 스탠더드텔레콤이 이곳에서 성공할 수 있었던 요인은 적극적인 애프터서비스와 다양한 제품 디자인. 애프터서비스의 경우 고장이 나면 당일 수리가 되는 것은 물론이고, 수리가 어려울 경우 아예 새것으로 교환해준다.

중국 시장에서는 극히 드문 애프터서비스다.

대부분 업체들이 "한번 팔면 그만" 이라는 식으로 장사하는 중국에서 이런 애프터서비스는 소비자들의 눈길을 끌게 마련. 스탠더드텔레콤은 이를위해 작년말 중국내 70여개 대도시에 서비스망을 구축했다.

당시까지 제품 판매에 주력했지만 현지 보급이 확대되면서 애프터서비스에 대한 수요도 크게 늘어난 때문이다.

애프터서비스망이 본격적으로 갖춰지자 제품 판매도 덩달아 늘어나는 효과가 있었다.

통상 이같은 애프터서비스망 구축에는 막대한 비용이 들지만, 이 회사는 기존 통신기기 대리점과 수리점에 애프터서비스를 위탁하는 방식으로 비용을 크게 절감했다.

위탁 애프터서비스센터에는 부품을 무료로 공급해 무상수리기간이 지나면 부품값과 기술료가 수리센터 몫으로 돌아가게 했다.

또 투박한 느낌을 주는 검은색의 커다란 모토로라 제품 일색이던 중국 시장에 새로운 디자인을 선보인 점도 성공용인이었다.

다양한 색상과 앙징맞은 디자인의 닉소는 간편한 휴대와 시각적인 안정감등으로 인기를 끌었다.

현지 대리점등은 "중국인들의 '삐삐' 기호를 근본적으로 바꿔놓고 있다" 는 평가를 내리기도 한다.

판촉전에 있어서는 무선호출사업자와 공동작전을 펼친게 주효했다.

광고비를 지원하는 것은 물론 닉소의 주소비층이 청소년층인 것을 감안해 특별 판촉 기간중 미니게임기를 무료로 나눠주기도 했다.

[스탠더드텔레콤사 개요]

◇ 스탠더드텔레콤 = 91년 설립된 국내 대표적인 벤처기업중 하나. 직원수는 1백50명이며, 이들의 평균연령은 28세. 주력제품은 '닉소' 상표의 무선호출기다.

빨강·노랑·흰색등 각양각색의 무선호출기를 개발, 삐삐의 패션화와 기술개발을 주도하고 있다는 평을 받고 있다.

96년6월 장외주식시장인 코스닥에도 등록했다.

90년대 무선호출기 시장 급성장에 힘입어 설립 첫해 19억원이었던 매출이 93년 1백20억원, 96년 5백억원등으로 크게 늘었다.

올해 목표는 7백50억원. 해외 시장 개척에도 적극 나서 95년 미국 현지법인, 96년 미주 연구소를 설립했다.

중국 시장도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개척하기 시작했고, 최근 인도에도 무선호출기 20만대를 수출했다.

올해초 통신기기 제조업체인 화승전자를 인수하는등 사세 확장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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