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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호무역주의와 맞서 싸울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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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0면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들은 모든 형태의 보호무역주의와 맞서 싸우기로 합의했다. 경기가 확실히 회복세로 돌아설 때까지 현재 8%인 국제결제은행(BIS)의 자기자본비율을 높이지 않기로 했다.

한국·미국·영국 등 G20 국가의 재무장관과 중앙은행 총재들은 14일(현지시간) 영국 남부 서섹스에서 회의를 열고, 이런 내용의 공동 성명서를 발표했다.

성명서에는 세계경제 회복과 금융시스템 강화를 위해 함께 노력할 여덟 가지 항목을 담았다. 각국 정부는 이미 발표한 경기 부양책을 서둘러 시행하고, 국제통화기금(IMF)과 아시아개발은행(ADB)의 자본을 늘려 개발도상국을 더 적극적으로 돕기로 했다.

G20은 미국이 했던 것처럼 중앙은행이 기업의 어음을 직접 사주는 방법을 동원하기로 했다. 또 모든 헤지펀드의 투자 위험 등 관련 정보를 공개하는 장치를 만들기로 했다.

그러나 각국이 경기 부양을 위해 국내총생산(GDP)의 2%만큼의 재정을 투입하자는 미국의 제안은 독일·프랑스 등 유럽 국가들의 반대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페어 슈타인브뤼크 독일 재정부 장관은 공동 기자회견에서 “금융시장이 회복된다는 확신이 없는 상황에서 돈을 더 퍼붓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과 로이터 통신 등 외신들은 “포괄적 합의만 했을 뿐 GDP의 2% 재정 투입과 같은 구체적인 경기 부양 방안을 이끌어 내는 데 실패했다”고 평가했다.

회의는 다음 달 4일 런던에서 열리는 G20 정상회의의 사전 모임으로 열렸다. 우리나라에서는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과 이성태 한국은행 총재가 참여했다. 한편 회의에서 한국은 중국·브라질 등과 함께 금융안정포럼(FSF) 및 바젤은행감독위원회(BCBS)의 신규 회원국으로 가입했다.

FSF는 세계 금융회사의 안전성을 평가하고 관련 규정을 만들며, BCBS는 BIS 자기자본비율 등 은행 감독과 관련한 국제 표준을 만드는 기구다. 지금까지 FSF와 BCBS의 회원으로는 선진국만 참여해왔다.

권혁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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