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의원 세비 갹출해 “일자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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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여야 정치권이 모처럼 실업위기 극복을 위한 일자리 창출에 동참했다. 민주당이 의원 세비의 일부를 ‘사회적 일자리’ 창출을 위해 기부키로 한데 이어 여당인 한나라당은 171명의 의원 전원이 세비를 갹출해 청년 인턴을 1명씩 채용하기로 했다.

한나라당 일자리 만들기·나누기·지키기 특위(위원장 박순자 최고위원)는 12일 전체회의를 열고 이런 내용이 포함된 일자리 대책을 추진키로 결정했다. 세비 갹출을 통한 청년 실업자 구제 방안은 이달 중 의원총회를 열어 당론으로 확정한 뒤 4월에는 청년 인턴을 뽑을 예정이다.

일자리 특위는 국고에서 지급되는 정당운영 보조금 중 일부를 떼어 한나라당 41개, 민주당 34개 등 각 정당에 추가로 100여 개의 청년인턴 일자리를 마련하는 방안도 야당과 협의해 추진하기로 했다. 16개 시·도당은 지방 일자리 창출을 위해 전국적인 취업박람회를 열 계획이다. 또 현재 창원·시화·오창 공단 등 5개소에 운영되는 ‘여성 새로 일하기 지원본부’를 전국 36개 국가산업단지로 확대하고 초등학교 방과후 교실의 전통문화 수업에 중장년층과 노인층을 교육강사로 활용하는 방안도 마련했다.

한나라당은 빈곤가정의 아동을 돕는 지역아동센터의 사회복지사와 직업훈련교사·간호사·상담사·영양사 등의 충원을 통해 복지 소외계층을 지원하는 사회안전망도 만들기로 했다. 박순자 위원장은 “해외건설 현장에서 3년간 근무하면 병역면제 혜택을 주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며 “아직 정부와 협의를 거치지 못해 당론으로 확정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정세균 대표가 일자리 만들기에 앞장서고 있다. 정 대표는 이날 오전에는 프랜차이즈산업박람회, 오후에는 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 간담회에 참석해 일자리 창출을 호소했다. 지난 5일과 6일 서울종합고용지원센터와 구로여성인력개발센터를 찾는 등 연일 일자리 관련 기관을 찾는 행보를 하고 있다. 정 대표는 박람회에서 “국회도 여야 구분 없이 자영업자들이 성공하는 데 힘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10일엔 사회복지모금회와 ‘사회적 일자리 창출 희망기부 협약식’을 열고 의원 세비의 3∼10%씩을 기탁하기로 한 바 있다. 민주당은 세비 반납을 통해 이 기관에 연간 3억원씩을 기부할 계획이다.

자유선진당도 다음 주부터 의원 세비 10% 반납 운동에 동참할 의원들의 동의서를 받기로 했다. 권선택 원내대표는 “자동으로 세비에서 삭감될 수 있도록 적립해 일자리 창출 기관에 전달하겠다”고 말했다.

정효식·백일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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