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돌 바둑교실’ 연 차만태 킹스필드 대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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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조트·전원주택 개발 전문업체인 ㈜킹스필드의 차만태(55) 대표이사다. 그는 3년 전 사내 벤처회사인 ‘킹스바둑’을 만들고 지난해는 강원도 횡성에 바둑 인재 양성을 위한 킹스바둑 수련원을 세웠다. 이때만 해도 바둑을 좋아하는 독지가의 취미생활 정도로 비춰졌는데 그게 아니었다. 기숙사를 갖춘 이곳 수련원엔 9일 15명의 외국인 학생이 입소식을 했다. 그리고 바로 그날 오후 이세돌 9단과 브랜드 사용에 관한 계약을 체결하더니 곧바로 각 일간지에 ‘이세돌 바둑교실’의 프랜차이즈 사업에 대한 전면광고를 내기 시작했다. 과연 그는 어디까지 가 보려는 것일까. 11일 바둑실력 아마3단의 차만태씨를 만났다.

-바둑 시장, 바둑 산업이란 말이 생소하다. 여기에 뛰어든 동기는.

“바둑은 대단히 매력 있는 콘텐트다. 시장 규모도 생각보다 큰데 아직은 아무도 손을 대지 않고 있다. 그래서 경쟁업체가 없다는 것도 굉장한 매력이다. 4년 전 내가 스스로 한국기원을 찾아가 콘도·골프장·박물관·명예의 전당 등이 어우러진 바둑 테마 파크를 건설하고 싶다는 얘기를 하면서 연을 맺게 됐다. 바둑이 세계 1등이라면 외국인에게 보여줄 것도 있어야 할 게 아닌가 생각했다.”

-바둑 시장의 규모를 어느 정도로 보고 있는가.

“대략 2조원으로 추산한다. 그중에선 바둑교실 프랜차이즈 사업이 큰 몫을 차지한다.”

-그건 새로운 시장은 아니지 않은가. 동네 가게라 할 기존의 바둑교실 대신 체인점이 들어서는 것 아닌가.

“바둑교실 원장들과 만나 교육의 틀을 바꾸지 않으면 망한다는 얘기를 많이 한다. 전문가들이 연구한 교육 시스템을 우리는 갖추고 있다. 발전된 바둑 교재를 50권 준비하고 있고 그중 11권은 이미 나왔다. 제대로 해 나가면 지금 500개 정도인 바둑교실을 2000개 정도까지 키울 수 있다고 본다. 바둑의 기반을 다지는 일인데 이게 잘돼야 바둑이 클 수 있고 다른 사업도 잘될 수 있다.”

-구상하고 있는 다른 바둑사업은.

“프로기전 사업은 한국기원과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사이버 바둑 사업, 바둑 책, 바둑 동화, 바둑 애니메이션, 모바일과 인터넷TV(IPTV) 관련 사업 등은 진행 중이거나 준비 중이다. 바둑수련원이 있는 횡성 일대에 국제대회장과 바둑 대안학교를 세우는 작업도 이미 착수했다. 내년엔 24부작 바둑 드라마를 만들어 방영할 계획이다. 작가 선정이 끝났다. 바둑의 이미지를 좋게 하는 이런 문화사업은 바둑 산업을 일으키기 위해 꼭 해야 될 일이라 생각한다.”

-바둑 사업에 이처럼 본격적으로 뛰어든 사람은 차 회장이 처음이다. 바둑 사업이 성공할 거라 자신하나.

“회사 임원들도 처음엔 다 반대했으나 지금은 달라졌다. 바둑 산업은 잠재력이 풍부한 일종의 벤처 산업이다. 명지대 바둑학과에 강의도 나가면서 바둑 산업의 미래를 설득하느라 애를 많이 먹었다. 지금은 회사 내 바둑 사업 부분이 자꾸 커지고 있고 연봉 4000만~5000만원 이상의 직원이 20명이 넘는다.”  

박치문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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