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 달라진 초등교과, 실생활 연계… 놀이로 원리 익혀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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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뀐 초등 1·2 교과, ‘학습목표’ 확인부터

제7차 개정 교육과정에 따라 올해 초등 1·2학년 교과서가 개편됐다. 2000년 제7차 교육과정 발표 후 9년 만이다. 중 1학년, 고 1학년 수학·영어 교과서도 함께 바뀌었다. 올해 초등 1·2학년을 시작으로 2013년까지 초·중·고 모든 학년의 교과서가 순차적으로 바뀔 예정이다. 초 1·2학년 교과서 개편의 핵심은 일상생활에 필요한 기초 능력을 키우는 것이다. 초등 수학 교과서 개편에 참여한 김성여(서울 대곡초) 교사는 “전체 틀은 7차 교육과정이 유지됐지만 이번 개정은 학생들이 실제 생활에서 접할 수 있는 상황을 도입한 것이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바른 생활』 『슬기로운 생활』 『즐거운 생활』은 단원 구성과 내용이 대폭 바뀌었다. 특히 과목별로 통합 단원(1학년 3~4개 단원, 2학년 1~2개 단원)을 구성해 과목별 연계를 강화했다. 동일한 단원을 과목 특성에 맞게 『바른 생활』에서는 ‘예절과 규범’ 중심, 『슬기로운 생활』은 ‘탐구 활동’ 중심, 『즐거운 생활』에서는 ‘놀이’를 중심으로 배우도록 했다.

국어

지문 내용과 학습목표 달라져, 국어 지식 중요

개편된 국어 교과서는 실생활과의 연계성을 강조했다. 일상생활에서 우리 말과 글을 잘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중점을 뒀다. 국어 교과 개편에 참여한 이형래(서울사대부설초) 교사는 “언어 환경이 바뀌는 것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사회생활에 필요한 언어능력을 강화하려 했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우리말의 정확한 발음과 사용 예절, 바르게 읽기, 띄어 읽기 등의 활동을 강화했다. 이런 내용을 교과서 뒷부분에 ‘우리말 꾸러미’라는 코너로 따로 모은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천재교육 초등편집부 박상남씨는 “각 단원에서 꼭 알아야 할 국어 지식을 ‘우리말 꾸러미’와 연계해 학습할 것”을 권했다.

이 교사는 “이전까지는 학습목표가 강조돼 교과서 외의 것도 읽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예컨대 ‘중심 생각을 파악하라’는 학습목표가 있으면 교과서 글로 연습한 후 교과서 외의 글을 통해 적용해 보도록 했다. 그는 “개편된 교과에서는 교과서의 집중도를 높였다”며 “교과서대로 자연스럽게 활동을 해나가면 학습목표를 이룰 수 있도록 개편했다”고 설명했다. 이 교사는 “교과서를 함께 읽으며 이해하지 못하는 부분을 찾고, 사전을 찾아 스스로 해결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학부모들에게 자녀의 어휘 학습을 도와줄 것을 권했다.

한편 『말하기 듣기』 교과서가 『듣기 말하기』로 바뀌었다. 1학년은 듣기와 그림, 2학년은 듣기와 그림 이외에 사진·동영상 자료 등도 활용해 학습할 수 있도록 했다. 박씨는 “듣기 등 시청각교육이 더욱 강화된 것을 의미한다”며 “평소 듣기 태도와 능력을 기르는 데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애니메이션, 뉴스, 드라마 등의 ‘매체’를 통해 듣기·읽기를 강화한 것도 특징이다. 이 교사는 먼저 단원에서 배우고자 하는 학습목표를 확인한 후 “나와 친구들, 나와 가족 등 생활에서 일어나는 여러 상황에서 말과 글을 어떻게 사용해야 할지 생각하고 연습해 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수학

수학적 사고력 강조, 기본 더욱 강조

전반적으로 교과서 내용은 ‘통합적인 수학적 사고력’을 강조하는 방향으로 바뀌었다. 매 단원 끝에 탐구활동이 새롭게 추가됐다. 해당 단원의 내용적 특성에 따라 수학적 추론 능력, 의사소통 능력, 문제해결 능력 등을 종합적으로 기를 수 있도록 이야기, 놀이, 다양한 규칙, 실생활 적용 문제 등을 다루고 있다.

수학의 교육과정이 ‘단계형 수준별’에서 ‘수준별’로 바뀌면서 심화 내용이 삭제됐다. 학생 간의 수준 차가 다양해 일률적으로 심화 과정을 제시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따라서 심화 내용을 삭제하고 모든 학생이 알아야 할 기본 학습 내용만 제시했다.

기존에는 교과서에 1-가, 1-나로 표기했던 것을 학년과 학기 등의 용어를 사용해 1-1, 2-1로 바뀌었다. 수와 연산·도형·측정·확률과 통계·문자와 식·규칙성과 문제해결의 기존 6개 영역 중 학생들이 어려워하는 ‘문자와 식’ 부분이 빠졌다.

교과서 탐구활동, 익힘책 문제해결, 익힘책 이야기마당, 익힘책 놀이마당의 단원이 새로 추가됐다. 학생들이 다양한 방법으로 지루하지 않게 공부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천재교육 초등편집부 안흥식씨는 “주사위 놀이 등 교과서에 제시된 다양한 놀이를 이해하고 적극적으로 원리를 이해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 교사는 “개편된 교과는 아이들의 생활을 통해 도형이나 수, 연산 등을 알도록 한 점이 다르다”고 말했다. 특히 한 단원 전체가 한 가지 이야기나 상황으로 구성된다. 예컨대 1학년 1학기 교과에 학생들의 일상 중 하나인 생일파티가 나온다. 교사가 관련 이야기를 들려주고 고깔모자, 케이크 등을 통해 삼각형, 원뿔 모양 등의 도형을 배우는 것이다. 이를 위해 김 교사는 “수학과 관련된 도서를 읽으면 개편된 수학 교과서에 적응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글=박정현 기자
사진=황정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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