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일본 지바 데츠야 단장 "규율보다 자율이 더 중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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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4면

"청소년 보호와 만화표현의 자유가 대립적이지는 않다.

표현의 자유는 보장돼야 하고 작가는 누리는 자유만큼 양심을 걸고 청소년 정서순화에 나서야 한다. "

24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개막된 제2회 아시아 만화대회에 일본팀 단장으로 만화가 20여명과 함께 내한한 지바 데츠야 (千葉徹彌.58) 씨는 만화창작의 자율성과 동시에 작가적 양심과 자정의지를 강조했다.

그는 70년대 '소년중앙' 별책부록으로 국내에 소개된 만화 '도전자 허리케인' (원제 '내일의 조' .그림) 의 작가.

이 작품은 국내 방송애니메이션으로 소개되기도 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 이번 대회의 큰 목적은.

"작품 교류가 활발해지면서 개별작가가 풀기 힘든 저작권.만화가의 지위.표현의 자유탄압 문제등에 대한 공동해법을 모색할 필요가 생겼다. "

- 최근 한국에선 스포츠신문 연재만화에 대한 사법적 심판이 논란을 빚었다.

일본의 경우는 어떤가.

"일본도 과거 불매운동과 경찰단속이 있었지만 그때마다 작가들의 자정노력으로 문제를 풀어왔다.

지금도 돈을 목적으로 하는 일부 신문에선 성을 소재로 한 만화가 있지만 규제보다는 자율이 존중된다.

95% 자유가 보장되고 나머지 5%도 작가 양심의 몫이다. "

- 한국의 젊은 만화가에게 하고 싶은 말은.

"만화창작은 중노동이다.

만화가는 시인.소설가.화가의 재능이 있어야 한다.

평소 양질의 문화를 많이 접해 자신을 풍부하게 만든 뒤 창작에 나서야 좋은 작품이 나온다. "

- 일본만화의 부정적 영향에 대한 한국내 비판의 목소리도 높은데.

"알고 있다.

하지만 업자들이 돈되는 작품만 수입해 일본 만화는 모두 선정적이라는 오해가 생겼다.

양질의 만화까지 매도되지 않았으면 좋겠다. "

- 스포츠 만화를 주로 그리는 이유는. "권투나 스모등 스포츠는 내 작품의 좋은 소재다.

스포츠 자체보다 그속에 담긴 인간의 고뇌와 성장을 그리고 싶었다. "

장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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