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줌인]MBC '뉴스데스크' 복귀하느 정혜정 아나운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42면

22일부터 밤9시 'MBC 뉴스데스크' 앵커로 나서는 정혜정 (31) 아나운서는 조심스럽다.

무엇을 물으면 답하기 전에 한참 뜸을 들인다.

어떻게 말해야 좋을지 이리저리 재어 보고서야 입을 뗀다.

말하는 속도도 TV에서 듣던 그의 말투보다 훨씬 느리다.

그런 신중함이 그로 하여금 균형 감각과 공정성을 생명으로 하는 뉴스 앵커로 다시 나설 수 있게 한 것 같다.

지난해 1월부터 올해 5월까지 미국 뉴욕대학원에서 방송 저널리즘 석사과정을 밟은 그는 94년 9월~95년 10월 엄기영 앵커와 함께 '뉴스 데스크' 를 진행한 바 있다.

"앵커가 다시 됐다는 것을 처음 들었을 때는 걱정이 앞섰어요. "

유학으로 2년이나 공백이 있었는데 전에 하던 것 만큼이라도 할 수 있을까. 4살바기 아들은 또 어쩌나. 아침부터 신문과 방송 뉴스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9시 뉴스가 끝난 뒤 늦게야 집에 들어가는데….

"하필 제가 왜 선택됐는지 모르겠어요. 하고는 싶었지만. 뉴스 진행은 88년부터 7년이나 해오던 일이라 제게 가장 친숙하니까요. "

국내 여성 앵커라면 누구에게나 있는 불만을 그도 갖고 있다.

45분 정도의 뉴스에서 앞의 20분 정도는 메인 앵커인 남자가 맡고 그 뒤에나 여성 앵커의 목소리가 나온다는 것.

"하지만 남성 앵커가 여성 앵커보다 10년 이상 방송 경력이 앞서는 현실이니 어쩔 수 없지 않은가요. " 그렇기에 기용이 확정된 뒤 "여성 앵커가 35세 이상은 돼야 하는데 아직 어리다" 는 말을 MBC 이득렬 사장으로부터 듣고는 내심 반가웠다.

"여성도 남성처럼 '뉴스 전달' 에 적합한 사람인지에 따라 앵커로 내세우겠다는 말이었어요. 그간 젊고 예쁘다는 사실이 여성 앵커의 커다란 조건이었던 것에서 많이 달라진 것이지요. "

때문에 오히려 자신이 뉴스를 잘 전달할 수 있는지에 대한 부담도 생긴다고.

"한국에서는 카메라 앞에만 있었지요. 그러나 유학중에 직접 카메라를 들고 취재와 편집을 하며 뉴스에 대해 보다 많은 것을 알게 됐어요. 그런 경험을 살리면 보다 생생한 뉴스를 전할 수 있지 않을까요. " 글 = 권혁주.사진 = 김춘식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