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 천국의 꿈, 2015년까지 전용길 370km로”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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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4호 12면

경기도 고양시는 인구가 94만 명에 이르는 거대 기초자치단체다. 1990년 25만 명 수준이던 인구는 일산 신도시 입주가 시작된 92년 급격히 늘기 시작했다. 95년 50만 명, 2000년에는 80만 명을 넘어섰다. 고양시에는 ‘국내 최고’가 적지 않다. 호수공원 안의 호수는 국내 최대의 인공호수다. 국제전시장인 킨텍스는 서울의 코엑스나 부산의 벡스코보다 규모가 크다. 마두동의 오페라 극장은 서울 예술의전당 오페라 극장과 함께 국내에 단 둘뿐인 전문 공연장이다. 최근에는 ‘자전거 천국’으로 변신을 꿈꾸고 있다. 2002년부터 고양시를 이끌고 있는 강현석(57·사진) 시장을 만났다.

지방자치 패트롤 강현석 경기도 고양시장

-‘자전거 천국’을 어떻게 만드나.
“일산은 현재도 자전거길이 165㎞로 적지 않지만, 2015년까지 지금의 배가 넘는 370㎞까지 늘릴 계획이다. 특히 일산 중앙로에는 도로 다이어트를 통해 인도 위 자전거길을 차도 쪽으로 내릴 계획이다. 보행자 사고를 예방하고 빠른 속도로 움직이기 위해서는 차도 쪽에 자전거 전용도로를 만들어야 한다. 5월 중에는 파리의 밸리브와 같은 공용 자전거인 ‘에코 바이크’ 사업을 시작한다. 2010년까지 한강 둔치(방화대교 북단)와 일산 호수공원을 연결하는 자전거도로 ‘그린웨이(green way)’도 완공할 계획이다. 그간 서울과 이어지는 자전거길이 없어 불편했다. 이렇게 하면 현재 6%대 수준인 자전거 교통수단 분담률을 2012년까지 15%로 높일 수 있다.”

-5월에 열릴 신문엑스포도 유치했는데.
“전국의 모든 신문이 참여하는 행사다. 고양시를 전국에 알릴 수 있는 좋은 기회다. 신문을 사양산업이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는데, 내 생각은 다르다. 활자매체는 오히려 더 힘을 얻을 것이다. 신문을 통해 정보와 지식, 논리적 사고 등 많은 것을 얻을 수 있다. 방송이 할 수 없는 부분이다.”

-올해 역점 사업은.
“이달 20일 킨텍스 2단계 사업을 시작한다. 2011년 완공되면 현재의 1만6300평에서 배로 늘어난다. 3단계 공사가 끝나면 일본보다 더 큰 5만4000평 수준의 거대 전시장이 될 것이다.”

-국제행사가 많이 열리는 데 비해 숙박시설은 너무 부족한 것 아닌가.
“지금까지는 그랬다. 하지만 킨텍스와 차이나타운·한류월드 등에 특급호텔을 유치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고양시가 국제행사를 많이 유치하는 비결이 뭔가.
“지정학적으로 국제행사를 하기에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 인천공항에서 40분, 김포공항에서는 20분이면 올 수 있다. 수도권에 2000만 명이 넘는 인구가 살고 있고, 병원과 쇼핑시설, 공원 등 시 안에서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는 쾌적한 도시다.”

-그래도 서울로 나오려면 힘들다.
“제2자유로를 계획하고 있다. 하지만 도로는 대안이 될 수 없다. 서울 시내가 막히면 서울로 들어가는 길도 막힐 수밖에 없다. 해결책은 철도다. 6월이면 경의선 복선전철이 개통된다. 최근 발표된 수도권 광역 급행철도 계획에 따르면 킨텍스에서 서울 강남까지 23분이면 갈 수 있다.”

-분당이 있는 성남과 고양을 비교한다면.
“일산 사람들이 분당에 콤플렉스를 가지고 있는 게 사실이다. 하지만 그건 집값뿐이다. 다른 모든 여건이 분당보다 우수하다. 교통 좋고, 녹지율 높고, 생활편의시설도 잘 갖춰져 있다. 문화 인프라는 한국 최고 수준이다. 오페라극장과 콘서트홀·실험극장·야외공연장·전시장 등을 두루 갖춘 마두동 아람누리가 바로 그런 곳이다.”

-고양시의 10년 후 모습은.
“환경과 문화예술의 도시, 첨단산업의 도시로 변해 있을 것이다. 지금도 녹지율이 높지만 계속 나무를 심고 있다. 맑은 하천 사업을 통해 2015년까지 78개 하천을 2~3급수 수준까지 끌어올릴 것이다. 10년 뒤엔 뉴타운 사업이 완료돼 일산 외 지역도 모두 신시가지로 정비될 것이다. 킨텍스·한류월드 등으로 수십만 개의 일자리가 만들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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