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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람]용인에 국내 첫 등잔박물관 김동휘 관장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1면

"등잔은 소리없이 조상들의 삶과 생활모습을 대변해 줍니다.

어린시절 잠에서 깨면 어머니가 등잔밑에서 삯바느질하고 있는 모습이 연상되듯이 말입니다"

올해 팔순의 나이로 한평생 전국 곳곳을 돌며 우리의 등기 (燈器) 1천여점을 수집해 오는 28일 국내 처음으로 용인시모현면능원리에 등잔박물관을 개관하는 김동휘 (金東輝.80) 관장. 사제를 털어 지하1층, 지상3층 규모로 직접 지은 박물관에는 金관장의 정열과 혼이 담겨있다.

박물관에는 신라.백제시대 토기등잔에서 고려시대 염주문 청동촛대.자기로 만든 원추형 백자촛대.밀랍으로 제작돼 궁중에서 사용되고 서민층은 혼례때만 쓰던 화초.조선시대 머슴방에서 사용되던 이름없는 등잔에 이르기까지 각양각색의 등잔이 전시되고 있다.

金관장이 등잔을 수집하기 시작한 것은 50여년전 해방직후부터. 불꽃과 기름에 시달려 끈적끈적하게 볼품없이 찌들어버린 모습이지만 당시는 없어서는 안될 필수품이던 등잔의 고마움에 끌려 하나둘씩 모으기 시작했다.

특히 金관장은 토기.자기.옥석등 사용된 재료가 다르고 종지형.호형.탕기형등 다양한 형태속에 스민 저마다의 독창적인 자태에 매료돼 젊은시절 시간만 나면 전국의 골돌품상을 내집처럼 찾는 것이 일과였다.

이 때문에 항시 주머니가 비고 어려운 생활이였지만 지금도 새로운 등잔을 하나 찾으면 어린아이처럼 마음이 설레 잠을 이루지 못한다.

金관장은 "선조들의 유물은 발굴도 중요하지만 보존과 연구가 선행되야하고 후손들에게 역사.문화적인 교육의 자료로 활용되는 것이 더욱 필요하다" 고 강조한다.

박물관은 매주 목.금.토.일.공휴일 오전10시~오후5시까지 개관한다.

0335 - 34 - 0797 엄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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