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영화]노스페라투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8면

'독일 표현주의 영화' 걸작선 세번째 시간. 오늘은 공포물의 고전으로 꼽히는 '노스페라투' 로 흡혈귀 드라큘라 백작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인간내면의 리얼리티를 독특한 건축과 회화적 세트에 담아낸 표현주의 영화의 특징중 하나는 전설과 신화를 모티브로 하는 작품이 많다는 것. 브람 스토커의 원작을 프로이트적으로 해석한 이 작품은 대부분의 드라큘라 영화가 그렇듯 흡혈귀에 대한 불안을 성적인 억압으로 표현, 공포감과 관능적 쾌락을 서로 맞물려 그려내고 있다.

무성영화인 이 작품은 영상으로 모든 것을 표현해야 했기에 다소 과장된 조명과 카메라 워크로 시각에 의한 공포심의 극대화를 추구하고 있다.

예를 들어 엘렌에게 흡혈귀의 힘이 미치는 장면을 긴 그림자로 표현한다든지 백작의 성을 음산하게 묘사하는 카메라 기법등이 그것이다.

이처럼 시각중심의 공포효과에 유념하는 것은 음향이 강조된 최근의 공포영화와 좋은 비교가 될 듯하다.

후터는 크노크라는 괴상한 노인의 부동산 중개소 직원. 어느날 크노크는 비스보르크에 집을 한 채 사겠다는 오를록 백작의 편지를 받고 후터를 백작의 성으로 보낸다.

해가 저물어 한 여관에 머물게 된 후터는 우연히 조그만 책자를 발견하는데 그 책에는 흡혈귀에 관한 내용과 앞으로 일어날 일을 예언하는 듯한 얘기가 잔뜩 있었다.

다음날 다시 백작의 성으로 가던 도중 고갯길에 이르자 짐꾼들은 모두 무섭다며 달아나고 할 수없이 후터 혼자 길을 떠난다.

그때 기괴한 인상의 마부가 나타나 후터를 백작의 성까지 안내하고 후터는 백작을 만나 하룻밤을 지내는데…. 정형모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