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필·조순·이인제,정책 짜내기 고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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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9월말에서 10월로 이어지는 정국의 큰 분수령이 될 중앙일보 창간기념 4당 대통령후보 강연회 (22일) 와 MBC - TV토론회 (22~26일) 를 앞두고 각 후보 진영은 새로운 정책개발에 여념이 없다.

특히 자금이나 조직에서 신한국당과 국민회의에 처지는 김종필 (金鍾泌) 자민련.조순 (趙淳) 민주당후보와 이인제 (李仁濟) 전경기지사의 경우는 더욱 그렇다.

김종필후보는 최근 지지율 여론조사에서 3~4%대의 결과가 나오는 '최악의 상황' 을 헤쳐나가기 위해선 자신의 경륜을 앞세운 정책대결 유도에 기대하고 있다.

미디어대책단과 정책위원회가 별도 사무실을 얻어 '마지막 승부' 에 전념하고 있다.

1백38쪽에 달하는 대선공약 초안집도 마련됐다.

다음주초에는 '경제현안 타개를 위한 기자회견' 도 예정돼 있다.

이 자리에서 金후보는 금리.지가.물류.대기업 민영화문제등에 관한 정책대안을 제시하는 한편 부도유예협약 기한이 다가온 기아문제에 대해서도 "일단 기아는 살려야 한다" 는 의견을 제시할 계획이다.

金후보는 행정면에서는 국회예결위의 상설화, 예산작성기능 국회이관, 감사원기능 국회이관, 지방경찰제 실시등을 정책대안으로 내놓고 있다.

통일안보분야에서는 국제기구등을 통해 북한의 농업구조 개혁을 유도해야만 근원적인 북한의 식량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대안을 제시할 계획이다.

조순후보는 대선전의 1차 승부처를 이번 정책토론회에 걸고 있다.

자신의 경제부문에 대한 해박한 지식과 실물경험을 최대한 발휘하는 것만이 다른 당 후보들과의 차별화를 이룰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이에 따라 趙후보측은 경제.통일안보.정치.사회.교육등 10여개 부문별로 자문교수단이 정책대안을 정리, 이를 연세대 이영선 (李榮善.경제과) 교수가 총괄해 정리하는 작업을 벌이고 있다.

이들은 거의 매일 趙총재와 만나 토론을 벌이고 있다.

趙후보는 기아문제에 대해선 "경영진이 책임지고 물러나야 하며 제3자 인수등 문제는 전적으로 채권단이 책임지고 해결해야지 정치적 논리가 끼어들어선 안된다" 는 '시장원리' 를 강조키로 방침을 세웠다.

趙후보는 또 18일부터 매주 한차례 발표하는 '정책브리핑' 의 폭을 중소기업.농어촌문제.재벌정책등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趙후보는 또 장기적으로 9월에는 현 경제위기의 부각, 10월에는 구체적인 대안제시, 11월에는 '화끈한' 정책제시 순으로 가닥을 잡았다.

이인제 전지사는 지난 13일 대선출마를 선언하자마자 곧바로 정책팀을 구성했다.

신한국당 경선과정에서 지지율이 오른 것도 전적으로 TV토론 힘이 컸던 만큼 이번 대선전도 정책대결로 유도한다는 방침이다.

李후보는 정책총괄팀장밑에 정치.경제.사회.문화.통일안보.환경등 분야별 자문교수를 영입해 각종 토론회 준비에 착수했다.

李후보는 정치분야에서는 개혁성을 강조하기 위해 정치자금의 실명제를 강조하고 고위직 공무원의 인사청문회 도입을 주장할 방침이다.

또 책임총리제 도입과 주요 당직자의 경선선출 방침을 재차 천명할 계획이다.

경제분야에서는 자율경제체제의 정착에 최대 역점을 둔다는 방침아래 규제철폐를 위한 정책개발을 준비중이다.

김현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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