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차의 진화 … 더 편리하게 더 안전하게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경제 14면

완성차 업체들이 제공하는 세련된 디자인의 편리하고 안전한 자동차 뒤에는 부품 업체들의 치열한 기술 개발 노력이 숨어 있다. 제동장치의 안정성 향상.에너지 효율 향상.환경보호 관련 기술은 기본.최근에는 자동차가 운송 수단의 개념에서 문화공간 및 업무 보조 공간으로서 변신하면서 업체들은 이 분야에 대한 기술과 제품 개발에도 힘을 쏟고 있다.

<그래픽 크게 보기>

부품 기술의 개발을 위해 최근 국내 대표적인 자동차 부품 업체인 현대모비스가 오는 2010년까지 연구개발(R&D)분야에 약 1조원을 투입,첨단기술을 확보하는 방안을 마련하는 등 선진 업체들과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현대자동차는 최근 부품사 육성을 위해 매년 1조6천억원의 지원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부품의 경쟁력이 결국은 완성차의 경쟁력이기 때문이다.

◆ 첨단기술 개발=완성차의 편리성.안전성 등을 높이기 위해 부품업체들은 현재 ▶새로운 자동차 전원시스템 ▶지능형 교통.안전 시스템▶운전 정보시스템▶첨단 제동장치▶인공지능 에어백 개발 등에 주력하고 있다.

전원시스템의 경우 자동차의 각종 편의사양이 증대되고 연비와 배기가스 규제가 강화되면서 기존의 14V계 전원 시스템이 곧 한계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이에 대한 대안으로 42V계 전원체계 개발에 힘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전원은 전기자동차 등 미래형 자동차에도 필수적인 과제여서 정부에서도 주요 기술 과제로 추진하고 있다.

지능형 교통시스템은 차량 충돌 등 각종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고 주행의 안전성을 높이는 분야. 현대모비스는 현재 2006년 개발을 목표로 차선 이탈 경보시스템.후방주차보조시스템.전방 차량 추돌경보 시스템 등을 개발하고 있다.

제동의 안전성 향상을 위해 ㈜만도.현대모비스 등 부품 업체들은 기존의 ABS브레이크 시스템보다 한단계 향상된 첨단제동장치인 ESP시스템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ESP는 눈길에서나 커브를 돌 때 제동을 걸지 않아도 차의 속도나 핸들 조작 상태를 자동 인지해 이탈을 방지하는 등 제동능력이 크게 향상된 신개념 제동시스템이다.

전방표시장치(HUD)분야도 빼놓을 수 없다.HUD는 차량 주행에 필요한 정보를 운전자의 시야 정면에 표시, 운전 중 운전자의 시선이동에 따른 위험을 감소시켜 주는 기술이다. 도로 등 지리정보는 물론 속도.방향.앞차와의 거리 등을 운전자 눈 높이 정면에 표시해 주며 야간에는 적외선을 이용해 전방의 물체를 보여주는 기술이다.

이외 ▶탑승객의 신체.체형 및 안전띠 착용 여부에 따라 에어백의 팽창 정도가 달라지는 인공지능 에어백▶편의사양 증가에 따라 함께 늘어나는 자동차 내 각종 전자기기를 통합 관리하는 차량 네트워킹 분산제어 시스템▶운전자에게 최적의 운전 조건과 교통정보 등을 제공하는 운전자 정보시스템(DIS)▶정보통신기술과 자동차가 결합한 텔레매틱스▶문화 공간으로서의 첨단 오디오.비디오 시스템을 적용하는 기술 개발에도 중점을 두고 있다.

이러한 기술 개발 과정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부품의 모듈화. 모듈화는 과거 완성차 업체에서 각각 조립되던 여러 부품들을 부위별 또는 연관된 부품별로 조립해 특정 기능를 수행할 수 있도록 하는 '부품 덩어리'를 말한다. 현대모비스 장윤경 부장은 "모듈화를 통해 완성차의 개발기간을 단축하고 소비자의 요구에 신속히 대응해 경쟁력을 높일 수 있기에 관련 세계 부품업체들이 주력하는 분야"라고 설명했다.

◆ 선진부품업체 벽 넘어서야=현대모비스와 ㈜만도 등 국내의 대표적인 부품업체들과 중소 자동차 부품업체들이 경쟁력 향상을 위한 기술 개발에 주력하고 있지만 아직 미국의 델파이.독일의 보쉬와 같은 세계적인 부품업체에는 뒤져 있는 것이 현실이다. 최대 부품업체인 현대모비스의 지난해 매출액은 5조3000억원 수준으로 델파이의 16% 수준이다.

더욱이 최근 델파이 등 외국 업체들은 국내 자동차 부품업체에 대한 지분참여나 인수를 통해 한국 시장에 진출하고 있는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자동차 부품 산업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외국기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뒤져 있는 ▶연구 개발에 대한 투자 확대▶고급 인력 양성▶산학 협력 확대▶적극적인 해외진출 등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염태정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