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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런 버핏의 굴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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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워런 버핏(사진)이 회장인 미국 투자회사 버크셔 해서웨이가 부실기업(junk) 대우를 받고 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4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이날 버크셔 해서웨이의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은 전날보다 0.35%포인트 오른 5.35%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CDS 프리미엄이 높다는 것은 부도 위험이 크다는 의미다. 5.35%의 프리미엄은 무디스 신용등급 Ba2인 ‘신용에 의심이 가는 회사’에 해당하는 것이다. 버크셔 해서웨이의 실제 무디스 등급은 최고인 Aaa이며, Ba2는 이보다 11단계 낮다.

버크셔 해서웨이가 투자했던 각종 상품이 손실을 볼 것이란 예측이 CDS 프리미엄을 끌어올렸다. 특히 고수익 고위험 회사채와 세계 각국 지방자치단체가 발행한 채권 등이 문제를 일으킬 것으로 블룸버그는 분석했다. 실제로 버핏 회장이 채무 불이행을 선언하려는 몇몇 기업, 빚을 갚을 길이 없어진 지자체들과 협상을 벌이고 있다는 것이다.

블룸버그는 “극단적으로는 버크셔 해서웨이가 보유 중인 255억 달러(39조원)의 현금이 바닥날 것이며, 그 후엔 채권 발행 등을 통해 자금을 모으는 것이 불가능해지리란 시나리오도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버크셔 해서웨이는 지난해 4분기 당기순이익이 1억1700만 달러로 전년보다 96%나 감소했다. 버핏 회장은 최근 회사 주주들에게 보낸 편지에서 “확실치는 않지만 올해 수지 균형을 맞추는 것 이상을 할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 회사는 지난해 말 기준으로 투자자들로부터 모은 자금 81억 달러를 갖고 있으며, 이를 투자해 돈을 벌 수 있다”고 덧붙였다.

권혁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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