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제지사 대선 출마 공식 선언…내달초 신당 창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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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이인제 (李仁濟) 경기지사가 13일 제15대 대통령선거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李지사는 서울 여의도 맨하탄호텔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정치적 둥지였던 신한국당을 떠나는 아픔을 참고 시대의 소명과 국민의 부름에 따르기로 결심했다" 고 밝혔다.

신한국당에 탈당계를 제출한 李지사는 추석연휴가 끝나는대로 동반탈당할 신한국당 인사들을 규합, 10월초까지 신당을 창당할 계획이다.

李지사의 대선출마로 대선구도는 일단 이회창 (李會昌) 신한국당.김대중 (金大中) 국민회의.김종필 (金鍾泌) 자민련.조순 (趙淳) 민주당후보와 李지사등 5파전으로 바뀌었다.

李지사의 대선출마는 여권표의 분열을 초래할 것이 확실시되며, 이에 따라 신한국당의 정권재창출 시도는 최대위기에 봉착했다.

신한국당은 李지사의 당 대선후보 경선결과 불복사실을 집중 공격한다는 방침이어서 李지사가 앞으로 출마선언 이전과 같은 일반대중 지지도를 유지할 수 있을지가 관심거리다.

국민회의와 자민련등 야권은 각기 李지사의 출마가 일단 자신들에게 유리한 기회라고 판단하며 여권의 대응을 지켜보고 있다.

회견에서 李지사는 "출마를 결심하게 된 가장 큰 동기는 이 땅에 정치명예혁명을 완수해 국민정치 시대를 열어야 한다는 소명감 때문" 이라며 "세대교체만이 30년의 낡고 병든 정치구조를 청산하고 깨끗하고 신뢰받는 생산적인 정치의 틀을 창조할 수 있다" 고 주장했다.

그는 "여러 분야의 창조적 인사, 범민주 개혁세력과 연대해 1인정당.권력정당이 아닌 국민이 주인으로서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국민정당을 만들겠다" 고 밝혔다.

그는 자신의 경선결과 불복과 관련, "경선결과에 무조건 승복하겠다는 약속을 지키지 못해 진심으로 사죄한다" 면서도 "그러나 이대로는 낡은 '3金' 정치구도 청산이 무망 (無望) 하다는 점에 참을 수 없었고, 국민들의 열렬한 부름을 외면할 수 없었다" 고 말했다.

李지사는 김영삼 (金泳三) 대통령이 출마를 만류한 사실에 대해 "대통령은 당안에서 어려움을 극복하는게 당인으로서 좋지 않겠느냐고 했으나 다른 일방적인 말씀은 없었다" 고 밝혔다.

李지사는 조순 민주당후보와의 연대문제에 대해 "趙후보와 직접 접촉한 적은 없으나 서로 자연스럽게 물밑에서 협력방안이 논의되지 않겠느냐" 며 연대가능성을 부인하지 않았다.

한편 청와대와 신한국당은 李지사가 출마결심을 언론에 알린 12일 밤 갖가지 방법을 동원, 막판 저지를 시도했으나 李지사가 접촉을 피해 무산됐다.

李지사는 12일 새벽 金대통령에게 자신의 최종 결심을 전화로 통보했다.

이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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