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드라마 실지회복 총공세… 김수현등 인기작가·PD 속속 영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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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2면

SBS가 드라마 판도역전을 목표로 10월 파상공세를 준비중이다.

일일극.주말.월화.수목 드라마로 대표되는 안방 드라마시장의 주도권을 회복하기 위한 SBS의 몸부림이 속속 드러나고 있는 것. SBS드라마 위기는 최근 방송사별 시청률순위 집계에서 상위 10위권안에 오른 프로그램이 한편도 나오지 않는 상황이 누적되면서 극명하게 드러났다.

'드라마 정상탈환' 이 전략이라면 전술은 '총동원령' 으로 표현된다.

사내외의 인기 작가.인기 PD는 모두 다 불러 모으겠다는 것이다.

가능하다면 인기 연기자도 다시 불러 모을 채비다.

우선 시청률의 보증수표로 불리는 인기 작가군과 연출가는 KBS.MBC.케이블 또는 프리랜서로 활동하는 이들까지 대거 기용하게 된다.

'사랑이 뭐길래' '목욕탕집 남자들' 의 작가 김수현씨가 MBC출신 박철PD와 만들고 있는 '사랑하니까' 는 월화드라마 '여자' 후속으로 다음달 13일부터 방영된다.

당초 케이블 HBS (채널19)가 8억원 (1백회)에 집필계약을 한 32부작 '사랑하니까' 는 HBS시청자의 시청권을 존중하기위해 이례적으로 SBS보다 일주일 앞서 방영된다.

김희선등 '김수현 사단사람' 이 대거 기용될 예정. 일일극 '미아리 일번지' 후속에는 '바람은 불어도' 로 KBS일일극의 일등공신이었던 작가 이금림이 '목욕탕집 남자들' 의 정을영PD와 만드는 '지평선 너머' 가 다음달 20일부터 시작된다.

'이 여자가 사는법' 의 서영명이 KBS '만강' 의 김재순PD와 만드는 새주말극은 '이웃집 여자' 가 끝나는 대로 들어갈 예정. 다음달 8일부터는 '모래시계' 의 송지나와 '옥이이모' 의 성준기PD가 손잡은 16부작 미니시리즈 '달팽이' 가 수목드라마 '장미의 눈물' 을 잇는다.

'달팽이' 에는 특히 이정재.이경영.전도연.이미숙등이 캐스팅됐다.

막강한 '예비전력' 도 이미 확보해둔 상태. KBS1 '용의 눈물' 의 작가 이환경, KBS2 '파랑새는 있다' 의 작가 김운경씨와는 이미 억대의 집필계약을 해둔 상태여서 빠르면 내년초부터 속속 집필이 이뤄진다.

MBC일요아침드라마 '짝' 의 정세호PD와 KBS일일극 '바람은 불어도' '당신이 그리워질때' 의 이영희PD도 SBS프로덕션을 통해 연출계약을 맺었다.

'모래시계' 의 김종학은 '백야3. 98' 을 내년초 방영 목표로 제작중이다.

이에 대해 SBS드라마국 곽영범국장은 "외부영입을 계기로 촉급했던 기획과 제작 일정에 숨통을 트게 될것" 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SBS의 이같은 '싹쓸이' 에 KBS.MBC측의 우려와 SBS 내부불만이 불거져 나오고 있다.

KBS 드라마국 한 중견PD는 "가뜩이나 제작여건이 열악한데 SBS가 인기인들을 독점해 또다시 제작단가를 두배 이상 올려놓은 것은 불공정 행위" 라고 비난했다.

SBS드라마국 한 중견PD도 "단기처방만 가지고는 무리다.

지금까지 힘들게 드라마를 제작해온 우리들은 무능한 연출가란 말이냐" 며 상실감과 자괴감을 토로했다.

차제에 망국론까지 낳고 있는 드라마의 제작 편수 (현재 40여편)에 대해 정책차원에서 획기적인 축소 조치가 없는 한 드라마전쟁의 피해자는 결국 시청자가 될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장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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