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타격5걸,타격·홈런왕 두마리 토끼 사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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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8면

박재홍 (현대).이승엽 양준혁 (이상 삼성).이종범 (해태).김기태 (쌍방울) .

타격 5위 안에 있으면서 홈런 5걸에도 들어 있는 이들은 다른 방향으로 튀는 두마리의 토끼를 쫓는 사냥꾼들이다.

이쪽 토끼를 쫓으면 저쪽 토끼가 멀어지듯 홈런을 노리면 타율을 잡을 수 없고 타율을 노리면 홈런이 멀어진다.

겉으론 개인타이틀에 욕심이 없다고 한다.

팀성적을 위해 뛰다가 부수적으로 얻는 것이 타이틀이라고 한다.

그러나 명예는 물론 연봉협상에도 절대적으로 작용하는 타이틀에 욕심이 없다는 말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사람은 없다.

포스트시즌 진출이 물건너간 박재홍은 가장 당당하게 타이틀 욕심을 밝힌다.

현재 0.350으로 1위에 올라 있는 타율과 26개로 4위에 오른 홈런에서 모두 타이틀을 노리겠다는 것이다.

팀성적에 부담이 없는데다 스윙 자체가 홈런을 노릴 때와 안타를 칠 때의 차이가 없기 때문에 타이틀을 노린다고 손해볼 것도 없다.

홈런 29개로 이 부문 1위인 이종범은 타율에 더욱 애착을 보인다.

애초 자신은 홈런왕감은 아니고 타격왕이 더 어울린다는 이유 때문이다.

그러나 홈런 1개를 더해 30 - 30클럽에 꼭 가입하고 싶다고 한다.

타격 2위 (0.344) 와 홈런 5위 (24개)에 랭크된 김기태는 역시 현실적으로 타격이 홈런보다 가까이 있는 토끼임을 밝힌다.

그러나 아직 23경기나 남겨 놓은 김은 변수가 많다.

타율이 떨어지면 무리해서라도 홈런 타이틀로 방향을 바꿀 수 있다.

시즌 중반까지 4할에 도전하다 현재 타격 4위 (0.338).홈런 3위 (27개) 로 처진 양준혁은 "오랜 슬럼프로 타이틀은 꿈도 안꾼다" 고 단언한다.

못내 아쉬운 것은 타격 1위를 빼앗긴 것. 대신 "홈런은 이승엽, 타격은 김기태" 라고 예상했다.

한편 최다안타 (1백57개).타점 (1백3점)에서 사실상 1위를 확정한채 홈런 2위 (28개).타격 5위 (0.335)에 올라 있는 이승엽은 "밑져야 본전" 이라며 홈런왕에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김홍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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