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연차씨 250억 옥중 대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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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이 수감 상태에서 주식을 담보로 거액의 대출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시스템에 따르면 박씨는 올 1월 14일 자신이 최대주주인 휴켐스의 주식 104만여 주를 담보로 삼성증권에서 6개월 만기로 100억원을 대출받았다. 이어 같은 달 21일에는 한국증권금융에서 역시 휴켐스 주식 160만 주를 담보로 1년간 150억원을 빌린 것으로 나타났다.

그는 구속되기 전인 지난해 2월에도 경남은행에서 휴켐스 주식 120만 주를 담보로 3년간 150억원을 대출받았다. 박씨는 휴켐스의 최대주주로 특수관계인 5인과 함께 휴켐스 지분 798만6058주(37.51%)를 보유하고 있다. 삼성증권과 증권금융 측은 박 회장의 신용 상태나 담보 물건에 이상이 없는 상태라 대출이 정상적으로 나갔으며, 신용정보보호법에 따라 자금 용도는 공개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박씨는 지난해 12월 12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조세포탈 및 뇌물공여 혐의로 구속됐다. 그는 휴켐스 주식을 차명거래해 290억원의 세금을 포탈하고, 2006년 정대근 당시 농협회장에게 농협 자회사였던 휴켐스를 유리한 조건으로 인수할 수 있게 도와 달라며 20억원을 건넨 혐의를 받고 있다. 한편 박씨의 옥중 대출 사실은 지난달 시행된 자본시장통합법에 의해 공개됐다. 상장주식 대량 보유자는 보유주식에 대한 신탁·담보·대차·장외매매 등 주요 계약을 체결하거나 변경한 경우 이를 의무적으로 공시해야 한다. 

조민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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