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려라논술/초등] 자신의 삶에 주인 되기, 어떻게 할까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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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입니다. 새 학년 새 학기는 늘 설렘으로 가득합니다. 새 학기에는 ‘이렇게 해야지’하고 새 각오를 다지게 됩니다. 부모님께서도 이런저런 주문을 은근히 이야기하십니다. 슬쩍 문제집도 한 권 들이미시더니 ‘이제 고학년이 되었으니까’하시면서 학원을 하나 더 등록해 주시려고 할 수도 있습니다. 처음에는 의욕에 넘쳐 열심히 하지만 어느 때는 ‘언제까지 이런 귀찮은 일들을 시키는 대로 해야 하지? 나 대신 해줄 수 있는 사람이 있었으면 좋겠다. 나는 그동안 내가 하고 싶은 일들을 실컷 하고 말이지!’하는 즐거운 상상을 해 보게 됩니다. 이런 생각을 수일이도 합니다.

책 속으로

컴퓨터 게임 속 세상에서는 수일이가 주인입니다. 모든 일을 수일이가 결정하고 수일이가 마음먹은 대로 세상을 만들어 갑니다. 하지만 컴퓨터 바깥의 세상은 수일이 마음대로 할 수 없는 세상입니다. 주로 수일이가 이끌려 다녀야 하는 세상입니다. 엄마가 시키는 대로 학원을 네댓 개씩 다녀야 하는데 싫증이 난 수일이는 덕실이의 도움을 받아 옛 이야기에 나오는 방법을 써서 또 한 명의 수일이를 만들어 냅니다. 나 대신 가짜 수일이는 영어 학원에 갑니다. 나 대신 어머니 심부름도 하고, 피아노를 치기도 합니다. 어머니가 좋아하시게 책상에 앉아 책도 읽고 공부도 합니다. 그동안 나는 무엇을 하느냐고요? 히힛, 나는 가짜 수일이가 학교 가 있는 동안 놀이터에 가서 놀고, 학원 가는 대신 오락실에 가 컴퓨터 게임을 하고, 피아노를 치는 대신 가재를 잡으러 다니면 됩니다. 정말 내가 바라던 대로입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일이 이상하게 되어 갑니다. 가짜 수일이는 나 대신 엄마의 사랑을 독차지하고, 가족과 행복한 시간을 보내며, 학교 친구들과도 즐겁게 보냅니다. 피아노 선생님께 칭찬도 받고요. 진짜인 나는 용돈이 없어 군것질도 못 하고, 다른 사람과 마주칠까봐 피해 다녀야 하고, 심지어 배를 곯는 형편이 되어 버렸습니다. 이제는 가짜 수일이를 도로 돌려보내야 할 때입니다.

“내가 볼 땐 학원도 그래서 생겨난 거야. 사람들이 학교보다 더 새것을 찾다 보니까 생겨난 거라고! 두고 봐. 얼마 안 가서 학원보다 더 새것이 생겨날지도 몰라.”

“그럼 엄마들이 아이들을 거기에도 다니게 하겠네?”

수일이가 저도 모르게 소리를 높였다.

“왜 그리 소리를 높이니? 그건 내가 걱정할 일이야. 너는 내일 떠나.”

가짜 수일이가 눈빛을 싹 바꾸며 말했다. 그러고는 이불 위에 도로 벌렁 누웠다.

“마. 말 다 했어? 이게 보자보자하니까 정말! 너는 가짜야, 너나 빨리 쥐로 돌아가!”

수일이가 자리에서 벌떡 일어섰다.

“흐흐, 나는 가짜가 아니야. 나는 새 수일이야. 그러니까 너는 헌 수일이!”

“뭐어?”

“나보다 더 새로운 수일이가 생기면 그 때 네 말대로 하지 뭐. 그 때 돌아갈게.”

가짜 수일이가 팔베개를 하고 다리를 쩍 벌린 채 말했다.

“으, 뭐 이런 게 다 있어!”


1. 가짜 수일이를 돌려보내려 하자 어떤 일이 벌어졌습니까?

2. 결국 쫓겨난 진짜 수일이는 쥐가 되고 맙니다. 쥐가 되었다는 것은 수일이가 어떤 처지가 되었다는 것을 의미합니까?

3. 가짜가 진짜처럼 행세하며 진짜 수일이를 쫓아낼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합니까?

마음 넓히기

가짜 수일이가 부모와 함께 바다에 다녀온 후, 진짜와 가짜의 입장이 바뀌어 버립니다. 이제는 가짜 수일이가 당당하게 명령을 하고, 진짜 수일이는 엄마에게 들킬까봐 눈치를 보는 입장이 되어 버렸습니다. 이렇게 된 원인이 무엇이었을까요? 야생 고양이 방울이에게 처지를 이야기하고 도움을 청하자 다음과 같이 이야기합니다.

“그러니까 처음에는 네가 그 쥐를 길들였는데, 이제는 그 쥐가 너를 길들이려고 한단 말이지?”

“길들인다고?”

수일이가 고양이한테 도로 물었다.

“길들인다는 말을 모르니? 자기 마음에 들도록 남을 다듬어 고치는 거.”

“.......”

“남을 함부로 길들이려고 하면 안 돼. 무턱대고 남한테 길이 들어도 안 되지.”

“나야말로 무슨 소린지 모르겠네.”

덕실이가 중얼거렸다.

“수일이라고 했지? 내가 볼 땐 네 엄마가 가장 먼저 너를 길들였어. 네 엄마가 너를 길들이고 너는 쥐를 길들이고. 맞지? 그런데 이제는 그 쥐가 거꾸로 너를 길들이려 하고, 덕실이를 길들이려 하고, 네 엄마랑 아버지까지 길들이려 한단 말이지?”

“맞아.”


1. 길들인다는 말은 무슨 뜻입니까? 예를 들어서 설명해 보세요.

2. 함부로 길들이려고 하거나 무턱대고 남한테 길이 들면 안 된다는 말에 대해 어떻게 생각합니까?

3. 수일이는 자기를 찾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하나요? 그리고 다시 자기 모습을 잃어버리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부모님 Tip

부모의 가장 큰 역할은 자녀가 한 사람으로 바르게 서도록 하는 일일 것입니다. 새학기가 되면 부모들이 부쩍 여러 가지 계획을 세워주거나 이런저런 간섭을 하고 싶어지는 것은 자녀에게 이런 마음이 앞서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러나 ‘누구나 자기 일은 자기 스스로 풀어야 한다, 누군가 힘이 되고 마음을 북돋아 줄 수는 있겠지만, 끝내 그 일을 풀어 나가야 할 사람은 자기 자신’이라는 작가의 말은 부모가 어떻게 역할을 해야 할지 생각하게 합니다. 아이들이 생활해 가면서 자신의 삶에 주인이 되는 일, 인생에서 자신을 찾아가도록 하는 일이 소중하다는 것을 발견하도록 이야기를 나누어 봅시다. ‘내가 나인 것/야마나카 히사시 글/고바야시 요시 그림/햇살과 나무꾼 옮김/사계절’과 함께 읽으면 좋습니다.

▶교과서 관련 단원

국어 4학년 1학기 첫째 마당, 새로운 시작을 위하여

국어 5학년 1학기 첫째 마당, 마음의 빛깔

국어 6학년 1학기 첫째 마당, 삶과 이야기

도덕 4학년 1학기 3 단원, 소중한 시간

도덕 5학년 1학기 2 단원, 절제하는 생활

도덕 6학년 1학기 1 단원, 성실한 생활



이/야/기/방

수일이가 가짜 수일이를 만들고 난 뒤 가장 후회했던 것은 집이나 학교에서 없어진 자신의 자리였습니다. 수일이는 학교 숙제나 학원 가는 것이 지겹고 싫어서 가짜 수일이를 만들었지만 정작 허수아비가 되어버린 것은 자신이었던 것입니다. 어떤 일이나 공부를 할 때 다른 사람 때문에 억지로 한다는 생각이 들면 무척 하기 싫고 힘든 일이 되어버립니다. 그리고 그 일을 자꾸 미루고 싶고 대신 할 무엇인가를 찾고 싶어집니다. ‘피할 수 없으면 즐겨라’라는 말이 있습니다. 나에게 주어진 과제를 피하거나 힘들어하지 말고 정면으로 부딪치면서 그 해결 과정을 즐기라는 말입니다.

새 학년이 되면 처음에는 긴장을 하고, 잘하려고 노력하게 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게을러지고, 꾀가 생기게 됩니다. 시간의 주인이 되기 위해서는 자기 주도적으로 시간을 관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시간 관리를 위한 수첩을 이용하여 매주, 매일의 일을 계획하는 것도 좋지만 편하게 지속적으로 하기 위해서는 컴퓨터 프로그램(램프온 http://www.lampstudy.co.kr)을 활용하는 것도 효과적입니다. 수일이처럼 누군가 나를 대신해 주기를 바라기보다는 나에게 주어지는 시간을 즐겁게, 알차게 활용해 봅시다.

▶토론방

-길들여지지 않으려면 - 피라미드 토론

방울이는 수일이에게 무턱대고 남을 길들이려 하거나, 길들여지면 안 된다고 말합니다. ‘길들인다’는 것은 자기 마음에 들도록 남을 다듬어 고치는 것입니다. 그래서 길들여진 사람은 자신의 일에 책임감이 없고, 그저 남이 시키는 대로 행동하게 되는 것입니다. 여러분들은 누구에게 길들여 있나요? 부모님이 하라고 한 일만 억지로 하고, 선생님의 말씀에 수동적으로 움직이고 있지는 않은가요? 또 힘이 센 친구가 하자는 대로 어떤 일이든 따라 하고 있지는 않나요?

누군가에게 길들여진 나를 벗어나 내가 내 삶의 주체가 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봅시다.

길들여지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 피라미드 토론

1. 길들여진다는 의미에 대해 생각하고, 어떤 경우 내가 길들여졌다고 말할 수 있는지 자신의 경험이나 생각을 말해 봅시다.

예) 저는 엄마께서 방을 치우라고 하실 때만 억지로 치웁니다. 이젠 엄마의 잔소리가 없으면 방을 더 어질러 놓는 것 같은 기분이 듭니다.

2. 여러 사례들을 들은 후 길들여지지 않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지 구체적인 방법을 피라미드 토론으로 찾아봅시다.(4명일 경우)

① 각자 자신이 생각하는 방법을 포스트잇에 4가지 씁니다.

② 둘씩 짝을 지어 서로의 방법을 비교하고 토론한 후, 그 중 가장 바람직하다고 생각하는 4가지를 선정하여 포스트잇에 씁니다.

③ 네 명이서 만나 8가지의 방법 중 서로 겹치거나 좋다고 생각하는 방법 4가지를 정하여 봅니다.

예) 길들여지지 않기 위한 방법

- 부모님과 충분한 대화를 나누고, 나에게 꼭 필요한 공부나 일 등을 정하고 스스로 해보겠다는 약속을 한다.

- 내 생각이나 의견을 분명하게 밝힌다.

- 나 자신과의 약속(계획)은 반드시 지키도록 노력한다.


▶아이디어

-내가 수일이었다면

수일이는 방학인데도 실컷 놀지 못하는 것이 싫어서 가짜 수일이를 만드는 방법을 택했습니다. 처음에는 가짜 수일이 때문에 하고 싶은 일을 실컷 할 수 있었지만 점점 집에서 밀려나 결국 쫓겨나게 되어 버립니다. 그리고 수일이 자신의 참모습을 발견하려고 노력하게 됩니다. 여러분이 수일이었다면 가짜 수일이를 만드는 방법 외에 어떤 방법을 택했을까요? 나의 진짜 모습을 잃지 않으면서 나와 가족이 만족할 만한 좋은 방법을 생각해봅시다. 그리고 수일이가 가짜 수일이를 만들기 직전의 시간으로 돌아가 수일이에게 쪽지를 남겨 봅시다.

예) 가짜 수일이를 만드는 일은 잠깐 멈춰봐. 잠깐은 편하고 즐거울지 몰라도 그 뒤에는 어떤 일들이 생길지 잘 생각해 보렴. 차라리 부모님께 네 마음을 솔직하게 말하고 부모님과 함께 방학 시간표를 짜 보는 것은 어때? 부모님의 의견도 존중하고 네 생각도 잘 들어간 시간 계획을 세워봐. 그리고 책임감을 가지고 실천해 봐.


▶글쓰기

-2009년 12월 31일의 나에게 쓰는 편지

수일이 이야기로 새 학년을 시작해 보았습니다. 새 학년이 되어서는 수일이처럼 나에게 주어진 문제를 피하지 말고 적극적으로 해결 방법을 찾아보도록 합시다. 또한 나의 진짜 모습을 찾고, 내 시간과 생활을 스스로 관리하여 내 삶의 주인이 되어 봅시다. 스스로에게 약속을 하는 의미로 2009년의 마지막 날의 나에게 편지를 다음과 같이 써 봅시다. 그리고 잘 보관해 두었다가 2009년 12월 31일 읽어 봅시다 .

12월 31일에 내가 어떤 모습으로 달라졌으면 좋을지 생각해 봅니다. 그동안 내가 내 삶의 주인이 되지 못했던 일들, 고쳐야 할 나쁜 습관, 문제점 등을 찾고 어떻게 달라져야 하는지 구체적으로 생각합니다.

생각한 내용을 미래의 나 자신에게 쓰는 편지글로 씁니다.

나는 나 자신을 믿는다는 확실한 믿음과 의지가 드러나게 표현합니다.

예) 9달 뒤의 윤지야, 안녕? 이 편지를 네가 어떤 마음으로 읽을지 참 궁금하다. 스스로를 대견해하며 읽을지, 후회하며 읽을지…. 하지만 난 네가 웃으면서 이 편지를 읽게 될 것이라고 믿고 싶다. 이제까지 너는 엄마의 잔소리를 싫어했어. 그런데 네가 잔소리라고 생각했던 것들을 다시 살펴보면 부끄럽다. 방청소하기, 할 일 다 하고 텔레비전 보기, 자기 전에 가방 챙기기 등 네가 스스로 할 수 있었던 일이었어. (생략) 이처럼 네가 스스로 계획하고 네 삶에 책임감을 가져봐. 가짜 윤지 따위와는 비교도 안 되는 진짜 윤지가 되어 12월에 힘차게 웃기 바란다. 사랑하는 나, 윤지! 난 너를 믿는다.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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