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삼겹살 데이’…기름이 황사 먼지 씻어낼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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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3월 3일)은 3이 두개 겹친다고 ‘삼겹살 데이’다. 전국 정육점에는 대대적인 삼겹살 할인 판촉 행사를 벌이고 있다. 하지만 의학 전문 포탈‘코메디닷컴’은 ‘삼겹살’이 아니라 ‘삼겹지방’이나 마찬가지라는 게 의학계의 일부 의견이라고 전했다. 삼겹살에 붙어 있는 돼지 비계가 황사 먼지나 중금속을 없애준다는 속설도 효능이 과장된 측면이 있다고도 했다.

인제대 백병원 가정의학과 강재헌 교수는 코메디닷컴과의 인터뷰에서“삼겹살이 황사나 분필가루, 중금속을 흡착한다는 속설은 그 어떤 의학적 근거도 없다”며 “이런 물질은 기도나 허파로 들어오는데, 음식으로 씻어낸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주장했다. 이런 속설을 잘못 믿고 삼겹살을 지나치게 먹으면 비만, 심혈관질환, 뇌질환 등을 유발할 수 있다는 것이다.

비만전문 리셋클리닉의 박용우 원장(가정의학과 전문의)은 매체와의 인터뷰에서“삼겹살은 소고기에 비해 가격이 싼 반면 단백질이 풍부해 서민의 훌륭한 단백질 공급원이었다”며 “문제는 살과 마찬가지로 지방도 삼겹이라 ‘삼겹지방’으로 불러도 좋을 정도로 포화지방과 콜레스테롤이 너무 많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삼겹살을 자주 먹으면 지방 과다 때문에 동맥경화, 심근경색, 고지혈증, 협심증, 뇌중풍, 비만 등의 원인이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삼겹살은 다른 육류와 비교했을 때 칼로리가 2배 이상 높다. 100g 당 칼로리는 삼겹살이 331㎉이다. 돼지 목살 180㎉, 쇠고기 등심 192㎉, 닭가슴살 102㎉에 비해 훨씬 높다.

단백질은 100g당 삼겹살 17.2g, 돼지 목살 20.2g, 쇠고기 등심 20.1g, 닭가슴살 23.3g으로 큰 차이는 나지 않지만 삼겹살에 적은 편이다. 반면 지방은 삼겹살 28.4g, 목살 9.5g, 쇠고기 등심 11.3g, 닭가슴살 0.4g으로, 삼겹살의 지방 함량은 닭가슴살의 71배, 쇠고기 등심의 2.5배다.

서울대병원 외래영양상담실의 주달래 영양사는 “삼겹살에 소주를 곁들여 먹고 밥까지 한 공기 비우면, ‘칼로리 폭탄’이라고 할 정도로 많은 칼로리를 섭취하게 된다”고 말했다.

한국 성인의 하루 섭취권장 칼로리가 2000㎉인데, 삼겹살 1인분(662㎉)에 소주 한 병(510㎉), 공기밥 1공기(210㎉)까지 비운다면 전체 열량이 1382㎉나 돼, 한 끼로 하루 필요 열량의 대부분을 섭취하는 꼴이 된다. 더구나 삼겹살은 늦은 저녁 시간에 먹게 되니 열량이 미치는 효과는 더욱 커진다.

삼겹살의 지방에 녹아 있을 수 있는 환경 호르몬도 문제다. 박용우 원장은 “돼지의 살을 빨리 찌우기 위해 항생제나 성장촉진제를 먹이기도 한다”며 “잔류 농약이나 다이옥신 같은 환경호르몬이 지용성이라 돼지비계에 녹아 있기 쉽다는 점이 더욱 문제”라고 말했다. 삼겹살을 먹되 지방 부분은 잘라내고 먹는 게 좋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삼겹살을 전혀 먹지 말라는 얘기는 아니다.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가정의학과 강희철 교수는 코메디닷컴과의 인터뷰에서“단백질이나 지방질을 보충하기 위해서라면 먹어도 되지만 당뇨병이나 고혈압 등 만성 질환이 있는 사람은 섭취에 좀 더 주의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주달래 영양사는 “돼지고기를 좋아하더라도 삼겹살보다 기름기가 적은 목살 부위를 고르고, 요리할 때는 지방질을 제거하고, 굽기보다는 삶아서 기름기를 더욱 많이 빼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디지털뉴스 jdn@join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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