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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세대까지 발전한 보드의 세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42면

장비를 대여해 주던 태릉 푸른동산에서 배운 조성삼씨같은 이들이 국내 스케이트 보드 1세대라면, 휴일교통이 처음 통제된 대학로에서 타다 여의도에서 쫓겨난 이들이 2세대, 요즘 '한전 아이들' 은 3세대쯤 된다고들 한다.

작년부터 본격화된 이 3세대 보드 붐에 거품이 없는 것은 아니다.

"지난 겨울방학때는 타지도 못하는 애들에게도 보드를 들고 다니는 게 유행했다" 고 서울 대치동에 사는 중3 진호는 말한다.

보드 샀다고 누구나 쉽게 타는 건 아니다.

기술을 익히는 과정에서 열성을 발휘하지 못하면 금방 떨어져나가곤 한다.

'한전파' 대학생 김운 (20) 씨는 "요즘은 발은 점프하고 보드는 손으로 재주를 부리듯이 돌려서 다시 타는 식의 80년대 기술은 잘 하지 않는다" 고 귀띔한다.

보드를 밀면서 타고 (푸시 오프) , 방향을 돌리고 (턴) , 멈출 줄 아는 것은 기본. 이어서 주로 파고드는 기술은 보드를 점프하는 발과 함께 공중에 띄우고 (알리.놀리) , 뒤집는 (킥플립.힐플립) 것이다.

여기에는 익히는데 대담성 못지않게 끈기가 필요하다.

역시 대치동에 사는 중3 진태는 "정말 열심히 타는 애들은 미국 프로선수 비디오를 보면서 발차는 각도까지 연구한다" 고 말한다.

타는 실력, 여건 면에서 서울의 보더들이 부러워하는 곳은 부산이다.

부산은 7개 대학에 관련 동아리가 있는가 하면, 주로 모여 타는 사직구장 주변은 의정부역 광장 못지않게 스케이트 보더들에게 우호적이란다.

종목 성격상, 타는 사람들의 심리상, 스케이트 보드와 사촌관계에 있는 것이 '인라인' 이라고도 불리는 롤러 블레이드와 스노 보드. 런치 램프가 있는 곳에선 네바퀴가 한줄로 달린 롤러 블레이드를 신고 뛰어내리는 모습이 낯설지 않다.

13만~14만원대의 스케이트 보드와 60만~1백만원대의 스노 보드 사이엔 꽤 거리가 있다.

가격대가 높은 이유로는 대개 수입품인 사정이 한몫을 한다.

의정부에서 만난 미국인은 "한국에선 보드값이 너무 비싸다" 면서 "미국서는 4만~5만원정도" 라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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