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농구] 신한은행 ‘여인천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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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여자농구가 2일 금호생명-국민은행 경기를 끝으로 정규리그를 마감했다. 마지막 경기에선 국민은행이 연장 끝에 금호생명을 84-79로 꺾었다.

신한은행은 세 시즌 연속 정규리그에서 우승했다. 37승3패, 승률 92.5%로 여자농구, 아니 세계농구 역사에 남을 기록을 남겼다. 장기 레이스에서 90%가 넘는 승률은 나오기 어렵다. 국내 남자 프로농구의 최고 승률은 76%, 미국 프로농구(NBA)도 1996년 시카고 불스의 87.8%다.

이 같은 성과는 장안의 화제가 돼야 정상이다. 그런데 신한은행의 연승 행진은 오히려 “리그의 인기를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부정적 평가를 받았다. 이문규 SBS스포츠 농구 해설위원은 “결과를 예상할 수 있기 때문에 박진감이 떨어졌다”고 분석했다. 이번 시즌 평균 관중도 854명으로 지난 시즌보다 19%포인트 줄었다.

프로스포츠에서 특정 팀의 연승이 화제가 되는 경우는 마이클 조던 같은 카리스마 넘치는 수퍼스타가 주도하거나 평범한 팀이 예상 밖의 파란을 일으키는 경우다. 팬들은 자신과 팀을 동일시하고 매 경기에 관심을 기울인다. 그러나 신한은행은 전주원·정선민·최윤아·하은주·진미정 등 최고 선수들을 모아 전무후무한 기록을 세웠다. 당연한 결과였던 탓에 언론과 팬들의 관심을 끌지 못했다.

한 여자농구팀 관계자는 “팀 전력을 평준화할 샐러리캡 제도가 있지만 일부 팀이 뒷돈을 쓰기 때문에 해결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 또 다른 구단의 관계자는 “여자농구 A급 선수는 뒷돈만 2억원 선이라는 설이 파다하다”며 “거품이 터지기 전에 대책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개인기록에서는 전주원(37)이 평균 6.89개의 어시스트로 6시즌 연속 1위를 차지했다. 우리은행의 김계령(30)이 302점으로 득점왕에 올랐고, 신한은행 정선민(35)은 평균 득점(20.3) 1위에 올랐다. 3점슛은 박정은(32)이 95개로, 가로채기는 이미선(30)이 2.37개로, 블록슛은 이종애(34)가 2.74개로 삼성생명 트리오가 나란히 1위에 올랐다. 1위 신한은행과 4위 신세계, 2위 삼성생명과 3위 금호생명의 4강 플레이오프(5전 3선승제)는 6, 7일 시작한다. 

성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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