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판타스틱 영화제 경쟁부문 심사위원장 로저 코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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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1면

부천판타스틱 영화제의 경쟁부문 심사위원장은 'B급 영화의 대부' 라는 별난 칭호를 가진 로저 코먼 (71) 이다.

그는 이 칭호에 대해 "30, 40년대 A급 영화에 끼워져 동시상영되던 작품들을 지칭하면서 B급영화라는 말이 생겼는데 지금은 그런 영화가 없다" 며 동의하지 않지만 "저예산 영화나 영화광들이 좋아하는 컬트영화를 포괄적으로 지칭하는 표현으로 굳어지는 것 같다" 고 인정한다.

"왜 심사위원장이 되었는지 모르겠다" 며 겸손해 한 코먼이 대부로 꼽히는 이유는 그가 마틴 스콜세지.프랜시스 코폴라.제임스 카메론.존 세일즈.조 단테 등 '엄청난' 감독들을 발굴해 미국 영화계에 계속 활력을 불어 넣기 때문이다.

독립.저예산 영화를 활성화하여 이를 메이저로 연결하는 셈이다.

코먼은 최근 연출작이 뜸하지만 부천영화제 참가작인 일본의 소설가 무라카미 류의 '교코' 를 총제작하는 등 매년 20여편 이상 제작에 참가하고 있다.

부천영화제에 대해 코먼은 "처음하는 행사인데 최근 참가해 본 4, 5개 영화제 중에서 가장 철저히 준비된 것 같다.

성공의 관건은 관객들의 반응인데 이부분에서 매우 인상적이었다" 고 평했다.

주로 SF.공포물을 만들어 판타스틱 영화제의 심사에 적임자로 꼽힌 그는 "작품의 독창성을 가장 중요한 심사기준으로 삼겠다" 고 밝혔다.

그에 따르면 "관습과 자본의 제약을 받지 않고 여러가지 제도적 제약을 뛰어넘어 관객들에게 새로운 상상력의 세계를 보여주는 것이 독창성" 이라는 것. 한국의 독립영화 제작에 관해 그는 "한국에서도 재능있는 영화 작가를 만날수 있을 것이다.

그 때문에 영화제를 많이 다닌다" 며 창의적인 한국영화를 만드는데 힘을 기울여 달라고 당부했다.

채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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